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의 30대 자녀들이 막대한 부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건설, 리조트, 요식업 기업들을 문어발식으로 소유하며 경영 과정에서도 군부의 특혜를 받았다.
11일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미국 재무부는 흘라잉 사령관의 딸 킨 띠리 뗏 몬(39)과 아들 아웅 삐 손(36)이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사업에서 부를 일궜다며 이들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딸 뗏몬은 미디어 제작사 ‘세븐스 센스’를 운영하면서 미얀마의 톱 배우들과 독점 계약을 맺어왔다. 미얀마 매체 미얀마나우는 이 회사가 미얀마 영화 업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의 다른 영화 제작사들은 1년에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에도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는 반면 뗏몬의 제작사는 최근 2년 간 8편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뗏몬은 미국의 제재 조치에 따라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아들 손은 2013년부터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에서 정부로부터 식당 부지를 30년 기간으로 임차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 입찰도 없었으며 최근 5년 간 인근 지역 임대료의 1%도 안 되는 낮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특혜를 받았다. 그는 같은 해 양곤 인민공원 안에 고급 레스토랑과 갤러리도 열었다. 손이 소유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중개회사 ‘A&M 마하르(Mahar)’는 해외 제약사가 미얀마에 진출할 때 미얀마 식약청의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브로커 역할을 하며 돈을 챙겼다. 손이 소유한 대형 리조트 ‘아주라 비치 리조트’의 건설 역시 손이 소유한 건설사 ‘스카이 원’이 맡았다.
흘라잉 사령관의 며느리이자 손의 아내인 묘 라다나 흐타크도 ‘가족 사업’으로 부를 챙겼다. 그는 남편과 무역회사를 함께 운영해왔다. 2017년 1월에는 ‘스텔라 세븐 엔터테인먼트’라는 제작사를 설립해 TV 시리즈를 제작하고 미인 대회를 주최하면서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은 “2011년 사령관에 오른 흘라잉이 자기 권력을 이용해 가족들이 국가 재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흘라잉 사령관의 딸과 아들이 소유한 A&M Mahar, 레스토랑, 갤러리, 체육관, 미디어 제작사 등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며 미국 기업 및 시민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흘라잉 사령관의 가족 사업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가 소유한 미얀마경제지주사(MEHL), 미얀마경제공사(MEC), 산하의 군 관련 기업들도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 인권 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톤 아시아 담당 이사는 “이번 미국의 제재조치는 다행스럽지만 군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다. 군부의 돈줄을 끊고 군부가 고통스러워 할만한 조치가 있어야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의 해외 석유 및 가스 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흘라잉 사령관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정부 주요 인사들을 감금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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