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 /조선DB |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이 11일 “이길 수만 있다면 윤석열이 괴물이면 어떻고 악마면 어떤가”라며 “차라리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서 이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친박(親朴) 핵심으로 분류됐던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는 선택의 연속, 선택은 정치인의 몫”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윤석열이 악마로 보였을 수는 있지만, 그 악마의 손을 잡고 어둠을 헤쳐낼 희망이 보이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이 쓴 이 페이스북 게시글 링크를 기자들에게 보내면서 “제 나름으로는 좀 괴로운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이제 지난 세월 마음으로 정리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김 전 의원은 이 글에서도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를 설명하면서 “(그때부터)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며 “탄핵과 적폐몰이의 중심에는 윤 전 총장이 있었다”고 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정치인과 고위공무원들 수백 명은 적폐몰이 수사로 줄줄이 감옥으로 가거나 아예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9월 16일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왼쪽부터)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며 자리를 권하고 있다. /조선DB |
김 전 의원은 “정무수석으로 지낸 나도 여러 곳에서 조사와 재판을 받으며 내 가족까지도 정신적 파탄에 내몰렸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12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에 당선될 땐 “2년 전 이맘 때 제 딸이 수능시험을 치르는 날 저는 서울중앙지검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며 “너무 힘들고 괴로워 혼절하기도 했다. 노끈을 욕실에 놓아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고 했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연이어 지내며 ‘적폐 수사’를 총괄했다.
그랬던 김 전 의원이 이날 “윤 전 총장을 안고 가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누군가는 ‘보수우파가 아무리 급해도 피아는 분별해야 한다’고 하지만 탄핵 이후 적폐세력으로 몰린 보수진영은 사분오열되며 서로를 원수처럼 대했다”며 “근친증오의 결정판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오염된 토양에서 보수의 지도자가 나오기는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문재인 정권에 야당복이 차고 넘친다고 해 왔고, 적폐몰이 수사의 주역 윤석열이 등장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글 말미에 “윤석열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의 선택이 대한민국에 보탬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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