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지식을 이용한 LH 직원들의 땅투기 수법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공급 기준 완화가 땅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거주요건 등을 강화해 실제 원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주택 특별공급 기준 1000→400㎡...투기 수요 막기 역부족
11일 정부에 따르면 주택 특별공급을 받기 위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토지 양도 기준 완화 방안이 LH 직원 땅투기 의혹으로 도입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수도권 공공택지의 토지를 양도한 협의양도인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특별공급 면적 기준을 400㎡로 낮추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을 지난 1월 입법예고했었다. 그동안 주택 특별공급 기준 면적은 수도권이 1000㎡ 이상이고 비수도권은 400㎡ 이상으로 다르게 규정돼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3기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도 개정 요구가 있어왔다.
양도 기준 완화는 3기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토지 보상과정에서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고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드는 것을 막고 시장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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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급 기준이 완화되면 농지를 이용한 땅투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농지법 상으로 1000㎡ 미만의 농지를 구입할 경우에는 영농계획서 작성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농경 목적의 농지 구입임을 입증하지 않아도 돼 보다 쉽게 토지를 구할 수 있게 된다. 특별공급은 양도 토지 기준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 외에 추가적인 규제 요건은 없으며 아파트 보유자여도 입주자모집공고 전까지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대상자가 된다.
신규주택을 공급대상자가 되면 아파트 분양권등을 받게 되는데 이를 파는 등의 수법으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협의양도인 주택공급은 일반인들은 많이 알지 못하는 방법"이라면서 "제약 조건이 있지만 최대 2배 이상 수익을 거두는 경우도 있어 투기세력들에게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주민에게 혜택 돌아가도록 규정 보완 필요
현재 특별공급 기준 완화 방안은 입법예고 이후 법제처 심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H 직원 땅투기 의혹과 완화 방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토부도 최종 시행을 놓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LH 직원은 보상에서 배제하거나 외지인을 규제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논의 과정에서 수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실상 일정 기준 이상의 토지만 소유하고 있으면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원주민 정착이라는 취지에 맞게 원주민과 외지인에 대한 기준선을 마련해 외지인을 규제하고 원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거주요건을 강화하고 투기에 이용되지 못하도록 외지인들에 한해 개발이익을 환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구지정 이전 6개월에서 1년 전부터 거주한 사람에 한해 특별공급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며 "이후 입주자는 현금청산을 하거나 개발이익을 환수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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