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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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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냐' 외쳤던 민심… LH 사태에 “이건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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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꿀, 지X’ 이라고? 국민 조롱 LH 직원들에 들끓는 여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온라인상에 올린 논란성 글들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여론의 공분에 불을 지피고 있다. LH 직원들은 “왜 우리한테만 지X하는가”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 받을 때 울지마라” “부러우면 이직하든지” 등 글을 올리고 있다.

조선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예능 프로그램의 로고를 합성한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LH 직원들의 투기로 신도시 땅을 LH 직원들만 사들인다는 비판적 의미로 이 사진을 퍼나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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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가 쓴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한테만 지X하는 지 모르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해당 커뮤니티는 LH 소속 직원임을 인증한 사람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A씨는 실제 LH 소속 직원으로 근무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직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사내(LH)에서 듣기로 정치인, 국회의원이 해먹은 게 우리 회사 상사들보다 훨씬 많다고 들었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 요구를 해서 투기한 것 몇번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러 (정치권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고 LH만 죽이는 것 같다”고 했다.

A씨 주장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의 어머니가 2019년 8월 신도시 인근에 있는 경기 광명시 토지를 ‘지분 쪼개기’ 형태로 매입하거나, 민주당 소속 시흥시의회 의원이 2018년 10월 딸 명의로 신도시 예정지인 시흥시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양이 의원은 지난 9일 “죄송한 마음”이라며 토지 매각 의사를 밝혔고 시흥시의회 의원은 지난 4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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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또 다른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는 10일 블라인드에서 LH 투기 의혹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을 향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금융치료(고소·고발로 인한 경제적 처벌) 받을 때 눈물 흘리지 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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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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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직원 C씨는 전날 블라인드에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LH 직원들) 다들 생각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신도시 부지를 매입) 해놨는데 어떻게 (투기 증거를) 찾겠는가”라고 적었다.

C씨는 “(국민들이) 아무리 화낸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이라며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 부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지”라고 했다. 이어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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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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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D씨는 지난 8일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동료들과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집회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서 “28층이라 (층수 높아서 시위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이라고 했다.

당시 LH 본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등에 소속된 농민 5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집회를 벌이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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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의 게시글. /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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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네티즌들은 “할말을 잃었다” “저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니 불법 투기를 해도 죄책감이 없다” “이게 나라냐” 등 반응을 내놓으면서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썩을 대로 썩은 공기업 사회”라며 “나랏돈 받아가면서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가”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울화통이 치민다. LH 해체시키고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서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 한다”고 썼다. “탐관오리와 부정부패가 판쳤던 조선시대 말기 같다” “분노하는 국민을 조롱하는 것도 화가 나지만, 정년까지 다니면서 꿀빨 거라는 말이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인 게 더 화가 난다” 같은 반응도 나왔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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