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7시10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홈플러스센터점 앞 도로. 아침 출근길 교통관리를 위해 이동하던 해운대경찰서 교통과 소속 고병국 경위 눈에 수상한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
초록색 주행 신호로 바뀌었는데도 회색 승합차 1대가 꼼짝없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고 경위 등이 승합차로 이동했다.
“어, 어! 멈추세요!”
경찰이 내부를 살펴보려던 순간, 멈춰있던 차량이 서서히 움직였다.
창문을 두드리며 차를 세우라는 경찰의 요청에도 차량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운전자의 상태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량이 그대로 도주할 경우 추가 사고도 우려됐다. 특히 당시는 아침 출근길이라 도로 위 차량도 많았다.
이때 뒤에서 운전중이던 A(40대)씨가 자신의 승합차를 몰고 도주하던 차량 앞을 막아섰다. 3명의 경찰관이 문을 두드리며 쫓아가는데도 그대로 도주하려는 차량을 보고는 가만 있을 수 없었다.
A씨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회색 승합차는 멈춰섰다. 차량에서 내린 운전자 B(40대)씨는 술을 마신 상태였다. 당시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 만취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B씨는 신호대기 중 10여분 간 잠들었다가 경찰이 다가오자 도주하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위험을 무릅쓰고 도주 차량을 막아선 A씨에겐 감사장과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파손된 A씨 차량에 대해서도 수리할 수 있도록 지원 여부를 검토중이다.
A씨는 “경찰관들이 매달려 차량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고 범죄에 관여된 차량임을 직감했다”며 “경찰관이 차량을 쫓아가는 모습을 보고 ‘도주를 막아야한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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