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1곳당 50만원 지급 예정
노점상들 “소득 노출·세금 부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노점상들이 ‘사업자등록’을 비롯한 지급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해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관리 노점상 4만명에게 노점 1곳당 5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노점상 지원대책이 포함된 총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부터 지급된다.
노점상에 대한 지원 방식은 두 가지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노점상 4만명에게는 사업자등록을 전제로 소상공인 성장지원금 50만원(총 200억원)을, 지자체가 관리하지 않는 노점상에게는 한계근로빈곤층에게 주는 한시생계지원금 대상(80만가구·4000억원)에 포함시켜 50만원을 각각 지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정부의 지급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사업자등록을 하게 되면 사업소득이 노출되고, 소득 규모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액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날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노점상들은 노점상 등록·허가제 등을 통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아도 영업을 안정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사업자등록을 하면 각종 세금 납부 의무가 발생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소득·매출이 감소한 경우’ 등에 한해 지급하는 한시생계지원금 역시 매출 감소를 증명해야 하는데, 노점상들은 소득증빙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더 넓고 두껍게’ 지원하겠다는 4차 재난지원금 취지에 따라 선별지원이 아닌 전체 노점상에 대한 보편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원 대상에 포함된 당사자들이 반발하자 정부는 대안 마련에 나섰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기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새 방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보편지원을 위한 추가 국채 발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정부가 피해계층을 폭 넓고 두껍게 선별지원하고, 동시에 이번 기회에 소득 파악 체계와 전 국민 고용보험 체계를 구축하려는 과정에서 돌출된 현상”이라며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갈등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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