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추가로 포함된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금 온라인 신청 시작일인 지난 1월 25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직원과 상담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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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시간 초과근로, 과로에 따른 긴급 입원, 바닥까지 떨어진 조직 내 사기.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접수·지급 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진짜 재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연이어 지급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인력 충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난지원금 전달체계의 핵심인 소진공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제때 재난지원금이 집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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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늘어난 일감, 인원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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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소진공이 지난해 집행한 소상공인 금융예산은 4조5535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105% 늘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에 따른 신설된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 △소상공인 정책자금 △영업제한 소상공인 임차료 지원 △재도전 장려금 등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정책이 대부분 소진공을 통해 이뤄졌다.
유례 없던 업무량 폭증이 있었지만 인력 증원은 없었다. 인력확충을 위한 예산 22억원은 당초 예산안에 포함됐으나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소진공의 부족한 인력에 따른 부작용은 지난해 3~5월 소상공인 긴급대출 과정에서 '줄서기' 현상까지 불러왔다. 당시에는 소진공 본부 직원 절반이 한달 이상 전국 센터로 파견돼 직접대출업무에 투입됐다.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부터는 비대면 방식으로 우선 진행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신청하는 걸 선호하는 고령층을 위한 이들은 전국 66개 지역센터로 몰리는 실정이다. 평균 5인 안팎의 센터 직원들이 수만명의 소상공인을 상대하면서 업무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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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 직원 1명이 소상공인 1만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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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 입구와 주변이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대상 확인서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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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진공 정원은 672명이었다. 국내 소상공인이 644만명에 비춰보면 1명의 직원이 약 1만명의 소상공인을 담당하는 셈이다. 재난지원금 핵심 업무를 맡는 인력은 30여명의 '소진공 재난지원본부'다. 사실상 이들이 2~3차에 걸쳐 5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에게 재난지원금을 전달했다.
전형적인 '사람을 갈아 넣는' 식의 행정 집행이다. 지난해 새희망자금의 경우 신청 하루만에, 버팀목자금은 빠르면 신청 2시간만에 곧바로 입금되는 '기적'을 선보였다. 소진공 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월 100시간 넘는 초과근무와 주말근무로 인해 과로로 입원하는 직원들도 나왔다. 이 때문에 소진공 노조에서 지난해 10월 중기부 기획조정실과 간담회를 갖고 인력 증원 등을 요청했지만 아직 진척된 사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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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사기…재난 극복에 악영향 미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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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
처우 개선과 인력 증원 없이 일만 더해지는 탓에 소진공의 조직 내부 분위기도 암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 소진공 평균임금은 4900만원, 1인당 복리후생비는 59만원 가량으로 중기부 산하기관 중 최저 수준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8.5년이다.
소진공 노조의 요구는 전국 66개 센터당 2명 이상의 전담인력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385만명으로 늘어난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코로나19 위기가 끝날 때까지 언제 또 추가될지 모를 소상공인 자금지원을 맡기엔 지금의 인력으로 한계가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소진공은 최근 2년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가 늘어났다"며 "예산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집행할 전문조직을 육성하는 데 세밀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소진공의 인력 충원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인력과 조직을 늘리기 위한 협의를 기획재정부와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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