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3명-18명-38명 사망자 급증…“유엔 ‘보호책임’ 발동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4일 미얀마 양곤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곤/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지난 3일 군부가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해 38명이 숨졌다고 유엔이 밝혔다. 지난달 초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로, 총 사망자가 59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면서 중국의 개입을 촉구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의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미얀마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2월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며 “이제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 전했다. 부르게너 특사는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9㎜ 기관단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봤으며 “무장하지 않은 자원봉사 의료진을 때리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28일 최소 18명의 시민이 숨졌고, 그 이전에도 3명이 시위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날 사망자 38명까지 모두 합치면 59명에 이른다. 이는 유엔 등에 의해 집계된 숫자이며, 미얀마 시민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이들은 17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자, 미얀마 시민들은 외교적·경제적 제재를 넘어 유엔군이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유엔에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을 촉구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보호책임은 국가가 집단학살이나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륜 범죄 등 4대 범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고, 이에 명백히 실패할 경우 국제사회가 강제 조치 등을 통해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최근 ‘얼마나 더 죽어야 유엔이 행동에 나설 것이냐’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면서 중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문민정부 복귀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을 목격해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하다”며 미국은 미얀마 군정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은 버마 현지 군정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그 영향력을 버마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리는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 지도자 석방 등을 촉구하며 미얀마 군부를 압박했지만, 하루 만에 살인 진압이 진행되는 등 성과가 없었다.

한편, 미얀마 공무원들은 속속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 공보부 산하 <미얀마 뉴스 통신>(MNA)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15명은 전날 성명을 내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일부 경찰 간부가 공직을 떠나 시위대에 합류했고, 군부의 지시를 따를 수 없어 인도로 피신한 간부도 있다고 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sc 기사 보기▶4.7 보궐선거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