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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피의 일요일' 열흘 전...한국대사관 앞엔 “도와달라” 손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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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시민이 한글 문구가 힌 피켓을 들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김빛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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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반쿠데타 시위대를 유혈진압한 ‘피의 일요일' 열흘 전 미얀마 시민들이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앞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공개됐다.

본지에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현지 교민 김빛솔씨는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달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평화시위를 이어가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했지만, 결국 군경의 무력진압 속에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AFP통신은 미얀마 군경이 2일에도 미얀마 북서부 깔레이타운에서 실탄을 발포해 시위 참가자 3명이 크게 다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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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위치한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앞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이 무릎을 꿇고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18~19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을 찾아온 미얀마 시민 100여명은 한국어로 “제발 도와 달라”고 외치며 무릎을 꿇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 확성기를 손에 쥔 여성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도와달라”며 “경찰은 무기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없다.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 달라”고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한국어 문구를 적은 피켓도 들었다. 피켓에는 서툰 글씨로 ‘미얀마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미얀마를 도와주세요’, ‘앞으로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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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미얀마 한국대사관 앞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이 한국어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시민들은 한국어로 “제발 도와 달라”고 외치며 호소했다./김빛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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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들은 한국대사관 외에도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대사관을 다니며 미얀마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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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미얀마 한국대사관 앞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이 한국어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김빛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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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들은 국제사회의 사태 개입을 요구하며 평화시위를 이어갔지만, 군부는 쿠데타 한달도 되지 않아 실탄을 발포했다.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에만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18명의 사망자를 냈다. 외국인을 향한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미얀마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일본인 프리랜서 기자와 AP통신 기자는 시위 현장에서 군경에 체포되기도 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1일 현지 거주 교민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안전공지를 내고 시위 현장에 접근하거나 사진 촬영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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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자신의 혈액형을 팔뚝에 새긴 사진을 올리고 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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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교민 김빛솔씨는 “무기 없이 평화시위를 이어가는 시민들은 발포하는 군경에 저항하기 위해 직접 헬멧과 방패를 제작하며 힘겹게 맞서고 있다”면서 “미얀마 시민들은 팔뚝에 혈액형과 연락처, 그리고 가족에게 남기는 메시지를 쓴 채로 시위에 나선다”고 했다. 이어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도 골목마다 자체적으로 바리게이트를 쳐서 도망 오는 시위대를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얀마에서 유혈사태가 확대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미얀마 군부 제재를 추가하며 사태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쿠데타 이후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 등 군부 인사들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입국 금지 제재를 내놓았던 미국은 1일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달 28일 “유럽연합은 즉각 이런 상황 전개에 대응하는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유럽연합 차원의 제재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같은날 대변인을 통해 “국제사회가 함께 연대해 미얀마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는 신호를 군부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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