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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세손가락 경례’한 미얀마 대사 “군부는 범죄자, 날 자를 권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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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자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가 도와달라고 요청한 뒤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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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연설에서 쿠데타를 정면 비판한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군부의 해임 조치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 시각) 초 모에 툰(Kyaw Moe Tun)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이 여전히 미얀마의 합법적인 유엔 대사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서한에서 초 모에 툰 대사는 미얀마 군부에 대해 “불법 쿠데타를 일으킨 범죄자”라고 규정하고, 자신을 주유엔 대사로 임명한 윈 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여전히 합법적인 선출직 인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쿠데타를 일으킨 범죄자(perpetrator)들은 미얀마 대통령의 합법적인 (유엔 대사) 인가를 철회할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며 “내가 여전히 미얀마의 유엔 대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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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연설에서 쿠데타를 정면 비판했던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군부의 해임 조처에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이 여전히 미얀마의 합법적인 유엔 대사라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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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모에 툰 대사는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서 “(유엔은) 미얀마 군부에 대항해 조치를 취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얀마 국민에게 안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군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을 멈추고, 군사 쿠데타를 즉시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국제 사회의 가능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의 정권 장악을 “현대 세계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

연설 말미에는 미얀마어로 “우리의 명분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며 국민 사이에서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유엔 총회 연설 다음 날 주유엔 대사 자리에서 쫓겨났다. 미얀마 국영TV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국가를 배신했다”고 보도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이날 공개된 서한에서 유엔 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블링컨 장관에게 “대사직에 관례적으로 따라오는 면책특권을 통해 나의 일을 계속 지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군부가 새 유엔 대사를 임명할 경우, 유엔에서는 누가 진짜 미얀마를 대표하는 대사인지를 놓고 표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지난달 1일 벌어진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쿠데타를 무산시키기 위해 국제적 압력을 동원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 오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안보리 의장으로서 (미얀마와 관련해) 더 집중적인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저항 상징 ‘세 손가락 경례’

세 손가락 경례는 미 할리우드 영화 ‘헝거 게임’에서 독재에 맞서는 주인공 등이 저항의 상징으로 하는 동작이다. 미얀마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은 이 동작을 하며 군사독재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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