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문민정부 사람, 쿠데타 끝내야”
미얀마 시민들 “용감함, 경의 표한다”
주 유엔 미얀마 대사 초 모에 툰이 26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뒤 저항을 뜻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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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 주재 미얀마 대사가 유엔 총회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고 제재를 요구해, 군부가 해당 대사를 해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우리의 영웅”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27일 “나라를 배신하고 이 나라를 대표하지 않는 비공식 기구를 대변하는 연설을 했다”며 초 모에 툰 주유엔 대사를 해임했다고 국영 <엠아르티브이>(MRTV)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초 모에 툰 대사가 “권력과 책임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지난 26일 유엔 총회에서 미얀마 군부를 비판해 주목받았다. 그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고 무고한 시민에 대한 억압을 멈추도록 하는 한편, 국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연설에 앞서 자신은 지난해 11월 국민이 선출한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의 문민정부를 대표하며, 군부 통치 종식을 위한 그들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연설을 마쳤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대표 등은 초 모에 툰 대사의 연설에 대해 박수를 보내며 “용감하다”고 평가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우리는 모두 미얀마 국민에게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는 미얀마 쿠데타 사태를 국내 문제로 규정하며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미얀마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초 모에 툰 대사를 “영웅”이라 칭찬했다. 한 미얀마 누리꾼은 “초 모에 툰 대사가 떨리는 목소리지만 용감하게도 미얀마 국민과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 편에 서며 감동적 연설을 했다”면서 “당신의 용감함에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그가 한 연설이 담긴 동영상과 성명 전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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