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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40여일 앞둔 서울시장 선거, 현실성 낮은 부동산공약 남발에 ‘포퓰리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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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확대’ 한 목소리 내고 있지만…짧은 임기로 인해 실행 한계 뚜렷

“벌써부터 재당선 염두?” 일단 지르고 보는 정책 방향에 비판 목소리

한국금융신문

각 정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별 부동산 공약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공석이 된 서울시장을 선출하기 위한 4.7 보궐선거가 약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의 후보자들이 서울시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부동산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문재인정부 내에서도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부동산 현안이기에, 각 후보들의 공약 경쟁 또한 부동산에 상당 부분이 쏠려있다.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은 공통적으로 서울 지역의 주택공급 확대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지만, 짧은 임기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정책들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 경쟁이 아닌 지나친 ‘포퓰리즘’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다.

◇ 박영선·우상호 등 여권 후보, 정부 정책 발맞춘 ‘공공재개발’ 통한 주택공급 제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 대전환'과 ‘5년 내 공공주택 30만 가구 공급’ 등을 부동산 정책으로 제시했다.

서울을 21개 다핵(인구 50만명 수준)으로 분산해 21분 이내 교통 거리에서 직장·교육·쇼핑·여가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양극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강북에 있는 30년 이상 된 낡은 공공임대주택을 재개발해 평당 1천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다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경선 후보는 한강 변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을 덮어 그 위에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파트를 짓고 여기에 역세권 고밀개발, 공공 재개발 등을 더해 모두 16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처럼 지어진 공공주택을 10년 임대주택, 20년 전세 주택, 30년 자가주택 등으로 나눠 공급하겠다는 밑그림이 제시됐다.

나아가 우 후보는 25평 기준 5억∼6억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권 두 후보들의 공약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도 3080+’을 비롯한 공공재개발·재건축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나경원·안철수 등 야권 후보들, 정부 부동산규제 정면 반대…공공보다 민간재개발 강조

여당 후보들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방향의 공급대책을 내놓았다면, 야권 후보들은 규제 완화에 방점을 둔 부동산 공약들을 비중 있게 제시했다. 재개발과 재건축에 있어서도 공공이 주도하기보다는 민간 주도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공약도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10년간 70만호로 예비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공급목표를 제시했다. 나 후보는 민간 40만, 공공임대 20만, 청년·신혼부부를 위해 1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나 후보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시가격 인상 저지, 용적률 상한 조정, 용도지역 변경 적극 검토, 층고 제한 완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정부의 부동산규제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모습이다.

같은 당 오세훈 후보는 민간주도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5년간 36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각 세대별로 맞춤형 주거를 제공하는 동시에, 강남·북 균형발전 프로젝트로 비강남권 지하철과 국철 구간 일부를 지하화해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안도 포함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경선후보는 5년간 74만호 공급을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 후보도 민간 주도의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주택 실소유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규제지역이라도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공약도 드러났다.

◇ 구체성·실현 가능성 떨어지는 공약들, 벌써부터 재당선 염두에 뒀나

이처럼 모든 후보들이 ‘주택공급 확대’를 공언하고 나섰지만, 업게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을 ‘실현 가능성 부족’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보궐로 선출되는 서울시장의 잔여 임기는 1년에 불과하다. 향후 다시 정식 선거가 치러지고 시장으로 재당선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고 해도, 이번 임기 동안 각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실현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도시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은 1, 2년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거니와,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시행시기나 자금조달 방안 등 구체적 안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의 여론도 좋지 않다. 커뮤니티 한 회원은 “정부가 추진한다는 공공주도 개발도 제대로 된 계획이 안 나온 마당에 1년짜리 서울시장에게 무슨 힘이 있겠나“며, ”보궐선거만이 아니라 벌써부터 재당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공약을 내놓은 후보들 간의 토론회에서조차 공약 실현 가능성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영선 후보는 BBS 라디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 출연해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위에 인공부지를 만들어 공공주택을 건설, 공급하겠다는 우상호 후보의 공약에 대해 "기초공사에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며 "분양가가 2천만원 가까이 될 텐데 그러면 서민을 위한 아파트로는 적당하지 않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강변에 아파트를 대량 공급한다는 계획에도 "미관상으로도 그렇고 조망권의 공공화라는 측면도 굉장히 훼손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대로 우 후보는 박 후보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한 주택 공급 공약을 두고 "강남 대규모 개발계획이 주변 집값을 상승시키고 그것이 전국적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왔던 선례에 비춘다면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민간토지임차형 공공임대주택의 입지 문제와 토지임대 가능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토지임대로 수십년간 재산권 사용에 제한이 수반되는 만큼 토지임대 자체의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해 오 후보는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국형으로 만든 것이고, 당장 하지는 못한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장래를 보고 입법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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