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휴가를 끝내고 복귀했음에도 청와대는 그의 진퇴 여부를 이날 오전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내부에서 신 민정수석의 잔류를 여전히 설득하고 있거나, 거취는 결정됐지만 발표 시기와 방식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신 민정수석이 이날 사퇴를 결심하고 청와대에 통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신 민정수석의 후임자로 검찰·비(非)검찰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또다른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신 민정수석의 거취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기로 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오후로 일정을 미뤘다. 이를 두고 신 민정수석이 숙고의 시간을 거쳤음에도 사의를 번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신 민정수석은 휴가 기간 지인들에게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 박범계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법무부와 조율 중이었던 검찰 인사가 그대로 발표되는 것을 보면서 큰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그의 사퇴를 이날 확정짓지 않은 것은 마지막까지 설득 여지가 있다고 보거나 혹은 청와대 내에서 발표 시기나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의 사퇴가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지 않도록 메시지를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신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 사태를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하면 문 대통령 레임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신 수석에 대한 설득을 계속하면서 한편으로는 후임자도 물색하고 있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 등 신 수석 임명 당시 함께 후보자로 거론됐던 이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 정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었던 신 수석의 후임자에 대한 고민도 크다. 또 검찰 출신을 선택할 경우 ‘신현수 시즌 2’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신 수석 이전의 비검찰 출신 민정수석 기조로 돌아갈 경우 추-윤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카드도 쉽게 선택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