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레이서 실탄 무차별 발포
10대 소년 등 최소 2명 사망
미얀마 군경이 20일(현지 시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과 고무탄 등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하면서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0명가량이 다치는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군과 경찰 수백 명이 이날 오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로 진격해 쿠데타에 항의해 파업 중인 근로자들과 대치했다. 군 저격수들이 배치됐음을 보여주는 사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랐다.
시민 수백 명은 퇴각을 요구했지만 군경은 폭력을 가하며 최소 10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일부가 새총을 쏘거나 돌멩이를 던지는 등 저항하자 군경은 고무탄과 새총·최루탄에 이어 실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 이 때문에 2명이 목숨을 잃었고, 30명가량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총상을 입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특히 사망자 중 한 명인 18세 미만 소년은 조선소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왔다가 복부와 머리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경의 실탄 발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군경은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도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함께 실탄을 발사하면서 20세 여성이 머리에 총상을 입어 뇌사 상태에 빠진 지 열흘 만인 19일 끝내 사망했다. 이날 네피도와 양곤에서는 이 여성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잇따랐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정부군의 유혈 진압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미얀마에서의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비판한다”며 “평화적인 시위대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과 위협·공격을 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트위터를 통해 “버마(미얀마) 군경이 시위대에 발포하고 지속해서 시위 참가자와 다른 사람들을 구금·공격하고 있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버마 시민들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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