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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文 4인, 기본소득 놓고 이재명 협공

조선일보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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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文 4인, 기본소득 놓고 이재명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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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기승전-기본소득 주장, 포퓰리즘 공약으론 대선 못치러”
“단세포적 발상” 공격했던 丁총리, “쓸데없는 데 전력낭비” 또 비판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제를 둘러싸고 여권 논쟁이 불붙고 있다/조선일보 DB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제를 둘러싸고 여권 논쟁이 불붙고 있다/조선일보 DB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제를 둘러싸고 여권(與圈)에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친문(親文) 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기본소득제를 정면 비판하고 나왔다. 차기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 지사에 대한 다른 여권 대선 주자들의 협공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기승전-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 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이 민주당의 차기 대선 공약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대한민국에 제일 중요한 과제가 기본소득이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기본소득이 시급한 과제로 선택받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기본소득은 한국 현실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기본소득론과 복지국가론이 논쟁을 거치면서 잘 정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지사가 민주당 노선 안에 있느냐’는 물음에 “이 지사가 민주당과 함께 다음 정부를 담당하겠다고 한다면, 본인 주장이 한국 현실에 적합한지 토론할 여지를 열어두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둘러싼 여권 내 이견에도 마이웨이를 고집하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심상정과 악수하는 이재명 -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영결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심상정과 악수하는 이재명 -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영결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 때문에 김 지사의 인터뷰가 기본소득 논의를 너무 극단적으로 끌고 가지 말라는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문 대통령과 거의 매주 회동하는 정세균 총리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말할 때지,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왜 쓸데없는 데다가 전력을 낭비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얘기할 때지, 어떻게 나눠줄까 말할 타이밍인가”라고 했다.

새해 들어 이낙연·정세균·임종석 등 여권의 차기 주자들은 ‘선별적 두꺼운 복지론’을 내걸고 이 지사의 기본소득제를 협공하고 있다. 연초 경기도 차원의 독자적인 재난기본소득 지급안을 추진하는 이 지사를 향해 정 총리가 “단세포적 발상에서 벗어나라”고 했다. 이 대표도 이 지사를 향해 “지금 거리 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도 “기본소득은 정의롭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가세했다. 이에 이 지사도 “국민 의식 수준을 무시하는 것”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반박하는 등 상호 공방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 친문 진영 일각에서는 차기 대선 경선 연기론을 제기하고 이 지사 측이 “위험한 불장난”이라고 반발하는 등 갈등 조짐도 일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책, 경선 룰과 관련한 양측의 대립이 격화하면 내분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거듭 기본소득제에 대한 소신을 밝히면서도 정책 논쟁에 유연한 자세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며 “훌륭한 정책 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잘 다듬고 더 많이 듣겠다”면서 “기본소득 외에 여러 구상들을 두려움 없이 제기하고 논쟁하며 배우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가 좀 더 유연한 방식으로 정책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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