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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물가와 GDP

호박 63.7%·달걀 34%·경유 9.7%…한은 "물가 더 오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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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1년 1월 생산자물가지수, 전월비 0.9%↑

석달째 상승…수출입물가·소비자물가도 일제히 올라

현재는 공급부족형 물가상승

코로나19 회복시기 수요 폭증시 인플레로 이어질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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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제유가가 급등한데다 한파,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치면서 농림수산품과 석유제품 등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당분간 공급부족 현상으로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는데, 코로나19 회복 시기에 수요까지 폭증할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전월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2017년 1월(1.5%) 이후 4년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5개월만에 떨어졌다가 11월 0.1% 반등한 뒤 3개월 연속 올랐다. 2020년 1월과 비교해도 0.8% 높은 수준으로, 전년동월대비 2개월째 상승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소비자물가와 약 한 달 간의 시차를 보이기 때문에 2월 소비자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3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로도 2개월 연속 올랐기 때문에 물가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며 "유가·농식품·원자재 등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 2월에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자물가까지 오르면서 1월 3대 물가지표(소비자·수입·생산자물가)는 일제히 2개월 연속 상승했다. 3대 물가지표가 2개월 연속 오른 것은 2019년 4~5월 이후 약 2년만에 처음이다.


생활 속 체감물가 급등…3대 물가지표 2개월째 '트리플 상승'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1월 생산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실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품목들의 물가가 급등한 것이 두드러진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의 품목별 전월대비 등락률을 보면, 농림수산품 물가가 7.9%나 뛰었다. 2018년 8월(8.0%)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축산물이 11.8%, 농산물이 7.8%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파(53%)·호박(63.7%)·닭고기(42.8%)·달걀(34%)·양파(29.5%)·조기(33.6%)·우럭(47.8%)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공산품 물가도 1.0% 올랐다. 경유(9.7%)·나프타(14%)·휘발유(7.5%) 등 석탄·석유 제품의 오름세가 뚜렷했다. 지난달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54.82달러로 전월(49.84달러)대비 10% 상승했다.


다른 물가지표도 일제히 올랐다. 지난달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수입물가지수가 100.74(2015년=100)로 전월대비 2.8%오르며 2개월째 2%대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를 올리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제품이나 농수산식품 등의 경우 비교적 빨리 반영된다. 따라서 지난달 전월대비 0.8% 오른 소비자물가 역시 2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회복시기 수요 폭증시 인플레 우려도…정부 "물가경계 늦추지 않을 것"

물가가 적정 수준으로 반등하는 것은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 반등이 수요 회복보다는 공급 부족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본토를 덮친 이상 한파와 폭설 탓에 원유·정유시설이 문을 닫았고, 곡물이나 농산물도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요인이 컸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에 얼마나 수요가 폭증하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지 여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19가 안정되면 그동안 눌러왔던 수요 인플레에 풀려있던 유동성이 함께 작용하며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내며 분야별 물가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 뉴딜 점검회의 겸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곡물, 원유 등 오름세를 보이는 품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움직임 간의 괴리 등 금융안정의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염려가 상존하고, 풍부한 유동성에 대한 논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온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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