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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비슷비슷한 서울시장 후보 공약… 누가 '원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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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3대 서울경제축'-안철수 '글로벌 서울경제 공약' 비슷

나경원의 서울시장 관사 반납, 예비경선 탈락 김근식 공약 떠올라

재수·삼수생 후보들 공약 유사… "차별화 해야 승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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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을 뽑는 4·7 재보궐선거 앞두고 각 당의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공약이 엇비슷해 유권자 입장에서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어떤 공약들은 거의 흡사해 '누구 것이 원본이고 누가 베낀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갑작스레 결정돼 진행되는 탓에 '준비 없는 선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큰 그림의 선언적 공약보다는 세부 내용 등 '디테일'의 강점이 부각되는 선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예컨대 오세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선보인 '3대 서울경제축' 공약은,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경선 후보가 내건 '글로벌 서울경제도시' 공약과 내용면에서 비슷하다. 서울 마곡, G밸리, 서초강남 등에 산업 거점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오 후보 공약 핵심인데 이는 마곡, G밸리, 양재 등 10곳에 융합경제 혁신지구를 지정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지구를 육성하겠다는 안 대표 계획과 지역뿐 아니라 취지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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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지난 16일 발표한 '서울시장 관사 반납' 공약도 서울시장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대표 공약을 상기시킨다. '관사 반납'만을 제시한 김 교수와 달리 나 후보 공약에선 관사 운영비로 '서울시 리셉션 홀'을 짓겠다는 정도만 추가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표절 시비'도 일고 있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 간 '맞수토론'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이 자신의 '25개 다핵도시' 공약을 표절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도 박 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따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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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는 지난 15일 오 후보와 나란히 서울 마포구 상암동을 찾아 '상암 랜드마크 건설' 공약을 내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오 후보는 2009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DMC 133층 랜드마크 빌딩'을 재추진하는 것인데 나 후보가 이를 언급하며 '100층 이상 랜드마크 유치'를 선언한 것이다. 서울시에 디지털 부시장을 도입한다거나, 성 비위에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성폭력 예방대책도 공약 간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역대 시장들처럼 자신을 상징하는 굵직한 공약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들이 선거 재수·삼수생인 탓에 공약이 비슷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두세 번에 걸쳐 10년 넘게 출마한 경력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공약도 재탕 삼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다른 후보 공약을 참고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각 후보가 시행계획이나 재원마련 방안 등 구체적 내용에 초점을 맞춘다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라도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중요한 건 실행 방법"이라며 "어떤 공약을 내놓는지보다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해나갈지 즉 '디테일'에서 후보자 간 실력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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