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업 10년 연장 논의 나섰지만, ‘낭비’ 우려 강해
인건비ᆞ임대료에 82% 써...실제 사업비는 4년간 19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국회가 내년 사업 종료를 앞둔 남북 공동 사전 편찬 사업을 다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북한과의 관계 악화 탓에 100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남북이 5년 넘게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등 사업이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이후 4년 동안 사업 진척률이 연평균 1.5%에 그치며 국회에서도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오는 2022년 종료 예정인 겨레말 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을 2032년까지 10년 연장하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 중이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지난 2004년 남북이 ‘겨레말큰사전’을 발간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설치된 사업회와 편찬위원회를 오는 2032년까지 연장하고 일부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위원회 내에서는 “사업의 취지는 중요하지만, 예산 낭비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2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입되고 있지만, 남북 관계가 악화하며 사업이 몇 년째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08억여원이 사업에 투입됐는데,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에 89억2000여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제 사업비로 쓰인 돈은 같은 기간 동안 19억1000여만원에 그쳤다.
사업회는 "북측이 호응해 오는 경우 남북간 합의를 거쳐 겨레말큰사전 발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남북간 협의는 지난 2015년 세 차례의 회의가 마지막이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업 진척률 역시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업 진척률은 연평균 1.5%에 그쳤다.
외통위 관계자는 “사업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출범 이후 14년 동안 한 번도 감사원의 정책·회계 감사를 받지 않은 데다가 매년 결산 때마다 예산 낭비 지적을 받았다”며 “특히 북한과의 관계를 이유로 사업 연장에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