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상상력' 넘치는 공약이 화제다. 말로만 들었을 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몇몇 공약은 구체적 실행 계획 없이 정책적 상상력만 강조된 듯해 '선거용 공약'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후보의 공약에는 현실성이 없다"는 후보들 간 갑론을박도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더 신박하고, 더 담대한'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애를 쓰고 있다.
1. 수직정원등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제안한 '수직정원등대'는 마치 SF영화 속 미래 도시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박 후보는 9일 정책발표회에서 "수직정원등대는 21분 콤팩트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직정원등대'는 인공구조물 위에 공원을 조성한 수직정원이다. 이는 도시 내 녹지 공간이 부족할 때 해결책으로 자주 거론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박 후보는 공공오피스, 1인 가구를 위한 주택, 스마트팜까지 집어넣을 계획이다. 수직정원등대를 통해 환경, 주거, 먹거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직주근접도시' 개념과 맞닿아 있다. 그는 국회 앞 도로,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수직정원등대를 만드는 밑그림도 제시했다.
2. 강변북로 덮어서 아파트 건축
우상호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강변도로를 덮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담대한 공공주택 공급 대책이다. 민간택지 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에 도로 위에 덮개를 씌우고 인공대지를 조성한다는 거다. 우 의원은 "70㎞에 달하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3분의 1만 덮개를 씌우면 24만평의 땅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변뿐 아니라 서울의 지상 철도 구간도 덮어서 대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조성된 용지에는 신혼부부, 청년 등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주택이 조성된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에 더는 집 지을 곳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겠다"고 밝혔다.
3. 상암 100층 랜드마크
나경원·오세훈, 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나란히 "상암에 100층 이상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두 후보는 모두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문에 중단된 상암동의 개발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후보는 '상암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00층 이상의 랜드마크 유치 △제2의 DMC 조성 △드론택시 정거장 시범 운영 등이 그 내용이다. 15일 나 후보가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는 과거 상암 DMC 조성에 관여했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함께했다.
오세훈 후보는 'DMC 랜드마크 조성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서울시장 시절 오세훈 후보가 세운 사업인데 2012년 무산됐다. 현재 해당 용지에는 정부의 임대주택 사업이 결정됐다. 오 후보는 133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짓는 원래 사업을 복원할 계획이다. 이는 잠실의 롯데월드타워(554m)보다 100m가량 더 높은 빌딩이 들어선다는 뜻이다.
4. 주 4일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던졌다. 현행 '주 5일제'가 2004년에 도입된 지 17년 만이다. 조 의원은 주 4일제를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생산성이 오히려 증가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학계 및 업계 종사자들과 주 4일제 관련 인터넷 세미나를 진행하며 논의를 이어왔다.
그런데 '주 4일제' 정착은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선 국회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 의원은 "더 많은 기업과 서울시민이 주 4일제를 누릴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행정서비스와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안현호 인턴기자/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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