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상·규모 발언 쏟아내… 내용은 대부분 비슷한 메시지
野 “속 뻔한 선거용 ‘一日一金 작전’… 국민 상대로 장사하나”
민주당은 연일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규모를 언급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최근 열흘간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4차 재난지원금 관련 발언을 한 건 총 8차례다. 11~13일 설 연휴를 제외하곤 매일같이 최고위원회의나 기자회견을 통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였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국민을 위한 맞춤형 지원은 넓고 두텁게 이뤄지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튿날인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전 피해 지원금보다 더 넓고 더 두텁게 지급돼야 한다”며 “피해 취약 계층의 고통이 커진 만큼 지원이 두터워지길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했다. 같은 내용을 연일 반복한 것이다.
17일에도 김종민 최고위원이 라디오에 나와 “3차 재난지원금은 실질적으로 받는 피해에 비해 위로금 정도 수준“이라며 “4차는 최소한 20조 이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2조가량의 추경 규모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보다 8조 이상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방역에 대한 자신감이 좀 생기면 경기 진작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추가로 되어야 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그런 상황에 대한 판단이 들면 바로 또 추경에 대한 논의가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염태영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사실상 매출이 줄어든 모든 소상공인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며 “노점상이나 배달 노동자, 대리기사 등 코로나로 인해 취약 계층이 된 분들까지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4차 재난지원금 실무 논의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박홍근 의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당 정책위가 하던 일을 추경 예산 심의를 맡은 국회 예결위로 넘긴 것이다.
야권은 “여당이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비슷한 내용을 며칠째 반복하고 있다”며 “속이 뻔한 선거용 선전전”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 인사들이 별반 다를 것 없는 내용을 매일 홍보·선전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장사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4차 재난지원금을 3월 중 지급할 수 있도록 당정 협의 속도를 내겠다” “최대한 많이 지급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여당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갈팡질팡하면서 되레 현장에는 혼란을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동시 지급을 주장했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 여건 때문에 어렵다”고 반대하면서 당정(黨政) 갈등이 커졌고, 결국 선별 지급만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책을 책임 있게 결정해야 하는 여당이 되레 국민들에게 희망고문만 하는 셈”이라고 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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