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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추가기소…공포정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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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무더기 체포영장

[경향신문]
미얀마 군부가 16일 구금 만료일을 하루 앞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추가로 기소했다. 군부는 지난 1일 쿠데타를 단행하면서 수지 고문을 한시적으로 구금했으나, 구금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군부는 국회의원에 대해 무더기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군을 모욕한 국민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손질하는 등 공포정치도 본격화했다. 미얀마 안팎에서 비판과 저항이 일고 있다.

군부는 이날 수지 고문을 국가재난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수지 고문에게 지난해 11월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 코로나19 방역 규칙을 위반한 혐의를 적용했다. 수지 고문은 군부 쿠데타 직후인 지난 2일 불법 수입된 무전기(워키토키) 6대를 소지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경찰에 기소된 상태다. 두 혐의 모두 각각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다.

추가 기소는 수지 고문에 대한 구금 만료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전격 단행됐다. 군부는 수지 고문이 설립한 자선재단의 돈세탁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또 다른 기소 가능성도 내비쳤다. 수지 고문을 무기한 구금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소송심리도 17일 수지 고문의 담당 변호사 몰래 이뤄졌다고 미얀마나우가 전했다.

군부는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과 소수정당 소속 국회의원 17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쿠데타 반대 의원 모임을 만든 이들에게는 선동죄 혐의가 적용됐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전했다. 군부는 형법을 개정해 군을 모욕하는 국민에 대한 처벌 규정도 강화했다. 최고 징역 3년이던 처벌 수위를 징역 7~20년으로 높였다. 시민보호법을 개정해 법원 허가 없이 군부가 시민을 임의로 체포·구금·압수수색할 길을 열었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군부가 수지 고문을 추가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는 보도는 우려스럽다”면서 “부당하게 억류된 모든 이들을 즉각 석방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복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수지 고문에 대한) 혐의는 조작됐다”면서 “우리는 미얀마 국민 편에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시민들은 12일째 저항 시위를 이어갔다. 국영철도 노동자 99%가 파업에 돌입했고, 수도 네피도에서 정부 부처 공무원 500여명이 거리로 나갔다. 2007년 민주화 시위인 ‘샤프란 혁명’을 주도했던 승려들도 동참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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