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총장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이 소비촉진에 더 효과적"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앙헬 구리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총장/사진제공=KDI

앙헬 구리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총장이 코로나19(COVID-19) 피해에 따른 재난지원금은 전국민 대상 '보편지급'보다 '선별지급'이 소비 촉진 등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5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의 일환으로 진행된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여러 경제전문가가 지적했듯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계층으로 대상이 정해진 선별 지원책은 보다 큰 승수효과를 유발해 전국민 지원금에 비해 민간소비를 큰 폭으로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선별지원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지원책에서 누락되는 대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누가 지원 대상에 포함되고, 얼마나 많은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난제겠지만, 어느 정도의 선별지원이 타당하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 경제와 사회에 대한 타격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정부와 여당은 추가 지원금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공공 재원인 만큼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로 향후 공적 지출 확대에 대한 압박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공공 재원의 효율적 사용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이 고령화 등으로 ‘재정지출 증가, 세수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해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 ‘스마트한 세제개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재정압력을 고려할 때 GDP(국내총생산) 대비 세수 비중을 현 수준으로 낮게 유지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스마트한 세제개혁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법정세율 인상 대신 과세기준 확대를 통한 한국의 조세제도 효율성 증진은 흥미로운 정책 접근법”이라며 “노동시장 참여,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참여를 제고할 수 있는 세제개혁 방안은 조세정책의 우선순위 의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세제도를 검토할 때 경제 디지털화를 고려하면 효율적이고 공정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환경 관련 세금 역할을 강화하는 것 역시 세제개혁 때 우선 과제”라고 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재정 불균형이 아닌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 회복 속도는 효과적인 백신을 세계 인구 중 임계치가 될 수 있는 인원에게 얼마나 빨리 배포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대응 차원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 경제는 지난해 GDP가 1% 감소했고 이는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이라면서도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시절의 5.1% 하락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보면, 취약층을 보호하는 동시에 성장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뉴딜정책은 적기에 추진되는 것이고, 환영할 만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공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녹색기술을 위한 공공투자, 민간 투자 지원은 탄소배출 감소 속도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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