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 /삼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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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전 세계 연간 8조원 규모 안과 질환인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 막바지에 돌입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아일리아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세계 첫 번째 ‘국산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의약품)를 노리는 개발 경쟁도 뜨겁다.
16일 바이오·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황반변성 치료제 ‘SB15’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으며, 셀트리온도 ‘CT-P42’의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약은 미국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다. 아일리아 물질 특허는 미국의 경우 2023년, 한국은 2024년, 유럽은 2025년에 만료된다. 이에 따라 특허 만료 이후 복제약 시장을 둔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일리아의 글로벌 매출은 8조5000억원(2019년 기준)이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SB15’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임상시험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총 10개국에서 내년 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임상에서는 황반변성 환자 226명을 대상으로 SB15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한다. 이와 별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황반변성 치료제 ‘SB11’의 미국 판매 허가 심사 단계에 돌입하기도 했다. SB11은 다국적제약사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 중인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최근 셀트리온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의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임상은 총 13개국에서 오는 4월 1일 시작해 내년 11월까지 진행된다. 임상시험에서는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CT-P42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한다. 예상 모집 환자수는 300명이다.
이 외에도 삼천당제약과 알테오젠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임상 3상 신청을 했다. 회사는 자체 제형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임상 3상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13개국 155개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2년 하반기 임상시험을 종료, 2023년 하반기 미국과 일본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19년 삼천당제약은 SCD411와 관련해 일본 다케다그룹의 센주제약과 독점판매권 및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ALT-L9’를 개발하는 알테오젠은 지난해 12월 임상 1상에서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4개 병원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아일리아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착수했다. 알테오젠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 허가 수행을 위해 자회사 알토스 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알테오젠은 독자 개발한 아일리아 제형 특허를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등록했다.
황반변성은 백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주요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선과 형상이 굽어져 보이는 증상이 대표적이지만 노안과 혼동하기 쉽고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질환을 감지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질환은 치료제가 많지 않은데다, 약값이 고가여서 의료비 부담이 크다. 1바이알(vial·3㎎) 용량에 100만원을 호가한다. 그나마 정부의 건강 보험급여 적용으로 약값 부담을 덜었으나 여전히 고가의 약이다. 황반변성은 방치하면 실명 위험이 높아, 시력 유지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치료제 투약이 필요하다. 환자들이 비용을 절감할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목하는 이유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앞으로 오리지널의약품 특허 만료가 되는 시점인 5년 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등의 출시가 글로벌 시장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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