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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워진 中영화시장" 힘 못 쓰는 美할리우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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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극장가 점령한 중국산 영화···설 자리 잃었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에···'외면'당한 할리우드 영화

美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전 세계 영화개봉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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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외면받고 있다. 대신 '붉은 영화'가 10조원 중국 영화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 설연휴 극장가 점령한 중국산 영화···설 자리 잃었다

올해 중국 춘제(중국 설) 연휴 극장가를 점령한 건 중국산 영화다. 당인가탐안3(唐人街探案3), 안녕 리환잉(妳好,李煥英), 척살소설가(刺殺小說家) 등 박스오피스 상위권은 몽땅 중국산 영화가 차지했다. 외국산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춘제 연휴가 껴있는 2월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는 워너브라더스의 '톰과 제리' 실사 애니메이션이 유일하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실제 중국 영화예매 사이트 먀오옌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한 외국산 영화의 중국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지난해 16%에 불과했다. 2019년 36%에서 20% 포인트 넘게 낮아진 것이다. 10년래 최저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외국 영화사가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가 크지만, 어찌됐든 중국인의 자국산 영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중국인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흥미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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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지정학적 갈등에···'외면'당한 할리우드 영화

중국 영화시장 진입도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 특히 미·중간 지정학적 갈등이 점점 고조됨에 따라 중국인은 자국 혹은 자국 민족 묘사에 대해 더욱 민감히 반응하고 있어서 할리우드 영화사로선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개봉한 월트디즈니 영화 뮬란이 대표적이다. 제작비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중국 스타배우 유역비와 공리를 앞세웠지만 실패했다. 소수민족 탄압 논란이 일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이콧' 논란이 일었던 것은 물론, 중국내에서도 중국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만든 영화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지부진한 미·중 스크린쿼터 협상도 문제다. 2017년 만료됐지만 아직까지 갱신이나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중 갈등에 더해 중국 당국의 영화 산업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증폭됐다.

중국산 영화의 품질도 높아지면서 할리우드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크리스 펜튼 전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미·중 갈등 속) 중국인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 심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게다가 중국산 영화 품질이 나날이 향상되는 가운데, 진부한 영화로도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전했다.

◆美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전 세계 영화개봉 '중심'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올랐다. 올해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과 미국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 영화시장 조사업체인 아티산 게이트웨이에 따르면 올해 중국 영화티켓 판매수익은 600억 위안(약 10조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신기록을 세웠던 2019년 640억 위안에 육박한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영화 박스오피스 수익은 중국의 3분의 1에 불과할 수 있다고 미국 웨드부시 증권사는 전망했다.

중국 최대 영화 대목인 춘제 연휴 극장가는 뜨꺼웠다.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데이터 제공앱 덩타(燈塔)에 따르면 춘제 연휴(2월11~17일)가 시작된지 다섯 째날이 되는 15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각)까지 연휴 누적 박스오피스(예매액 포함) 수익은 59억600만 위안을 기록했다. 2019년 춘제 연휴기간 세운 신기록(59억500만 위안)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 극장가가 텅텅 빈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중국 영화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된 셈이다. 아인 코카스 미국 버지니아대 미디어학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중국 시장은 이제 모든 주요영화 개봉의 중심"이라고 전했다.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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