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인터넷 차단·장갑차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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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미얀마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가 이어지자 군부가 인터넷을 차단하고 최대 도시 양곤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 장갑차를 배치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시한이 다가오자 군부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는 15일(현지시간) 오전 1시부터 미얀마의 인터넷이 사실상 전면적으로 차단됐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4%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얀마 내 4대 통신망은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얀마 내 인사들과 이메일이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연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미얀마에선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젊은 층들이 군경의 폭력을 사진과 영상 등으로 담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실제로 전날 양곤과 미치나, 시트웨 등 주요 도시에서 군 장갑차가 배치된 모습이나 군 병력이 시위대에 발포하는 모습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됐다.
군부가 인터넷 차단이라는 카드까지 꺼낼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미얀마나우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양곤 시내에선 장갑차 3대가 등장했다.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14일 만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주 미얀마 미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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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 최고조에 달함을 알리는 신호는 이외에도 곳곳에서 나왔다. 군부가 전날 북부 까친주 발전소 인근에서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와 총기도 발포했다고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다만 총기가 고무탄인지 혹은 실탄인지와 사상자 발생 여부는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가 강경 대응을 나선 데는 가택 연금된 수치 고문을 법적으로 구금할 수 있는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얀마 경찰은 불법 수입된 무선장비를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수치 고문을 기소하고 이날까지 구금하기로 했다. 사실상 구금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든 것인데 유죄 판결 시 최장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다. 현지에선 군정이 수치 고문을 반역죄로 기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문도 돈다.
미얀마 전역에선 이날도 쿠데타 항의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수치 고문을 비롯한 문민정부 인사 석방을 요구하고 민주화 운동가 등에 대한 야간 납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서방 11개국 대사관은 전날 성명을 내고 "시위대와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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