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K 방역-경제’
1년전보다 100만개 줄어든 일자리
임시 방편적 소득보전으론 한계
건설과 달리 장시간 필요 실효성 의문
일부선 “더블딥 과도한 우려”지적도
정부는 한국판 디지털 뉴딜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률을 제고해 ‘브이(V)’자 반등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디지털 뉴딜이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선거를 앞두고 재정여력이 미래먹거리보다 4차 재난지원금 등 임시방편책 투입에 집중되면서 이같은 전망이 힘을 얻는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공식 유튜브에는 ‘위기를 이기는 경제학’이라는 이름의 강의가 지난 9일 올라왔다.
정현두 경제교육강사는 강의에서 “경기가 어떤 형태로 올라오느냐에 따라 V자형, U자형, L자형 등이 있다”며 “경기가 회복하는 듯하다가 다시 꺾이는 것은 더블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딜은 정부가 주도해 사업을 일으키고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는 게 목표”라며 “과거 사업은 건설·토목이었다면 지금은 디지털 인프라 등을 정부가 주도해 승수효과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판 뉴딜로 더블딥 우려를 씻고 고용창출과 성장률 제고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기존에 제시한 청사진과 맥락이 같다.
문제는 디지털 뉴딜이 기존 고용참사를 씻을 수 있을 정도로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통계청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막바지던 1998년 12월 128만3000명 감소 이후 최대치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디지털 뉴딜은 건설과 다르게 즉시 고용이 생기는 산업은 아니라 시간이 걸리는 산업”이라며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 일부 소비를 촉진시킬 수는 있으나 거기서 눈에 보일 정도로 고용효과가 크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예산 여력이 4차 재난지원금 같은 대부분 직접 지원에 집중되고 있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재난지원금은 임시방편적 소득보전 정책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먹거리 개발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필요재원 규모도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교수는 “정치권에서 선거를 앞두고 재정투입을 급격하게 늘리려고 하는데 억지로 그렇게 맞추면 3%대 성장률을 맞출 수는 있겠으나 그 후유증이 나중에 온다”며 “고용이 회복되지 않으면 재정으로 나이든 분들 일자리를 만드는 행위를 할 수 있으나, 그건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더블딥까지 생각하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분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코로나 재확산 여부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해 경기가 안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고용지표가 충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난해 1월 워낙 많이 늘어난 기저효과가 있고, 수출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에 더블딥은 과도한 우려”라고 말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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