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구체적 일정·규모 협의 중
北, 과도한 도발 치닫진 않을 듯
국방부는 15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PX) 날짜와 훈련 내용 등에 대해서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한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방안을 긴밀히 협의중에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미는 현재 내부적으로 3월 8~18일 주말을 제외한 9일 간 연합훈련을 진행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훈련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제8차 노동당 당대회를 통해 첨단 군사장비 반입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남측의 태도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 남북관계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체제 구조상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중단을 촉구한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된다면 ‘3년 전 봄날’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한반도 상황에서 여러 함의가 있다고 언급하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코로나19와 도쿄올림픽,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미국의 한반도정책 등을 고려한 유연한 해법을 주문한 것은 이 같은 전개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모종의 대남 화해 제스처를 준비했더라도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된다면 이를 명분으로 당장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뒤 파장이 잦아드는 시기와 국면이 돼야 남북화해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다만 “한미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작년과 비슷하게 축소된 수준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한다면 북한이 과도한 도발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외교적, 군사적인 부분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 실장은 “한국으로서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도 향후 대북협상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 한마디에 따라 훈련 자체를 중지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초반부터 기싸움에서 밀린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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