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초청 선수…빅리그 로스터 포함되면 연봉 130만달러+인센티브 55만달러
양현종, 빅리그 도전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왼손 투수 양현종(33)이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던질 기회를 마침내 잡았다.
MLB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양현종, 포수 겸 1루수 존 힉스, 내야수 브록 홀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이들을 스프링캠프에 초청한다고 13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MLB닷컴은 양현종의 계약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양현종은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했다.
MLB닷컴은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보장 연봉 130만달러(약 14억4천만원)를 받고, 성적에 따라 보너스 55만달러(약 6억1천만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2021년 양현종이 수령할 수 있는 최고액은 185만달러(약 20억5천만원)다.
이로써 한국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서 14년을 뛰고 빅리그 진출의 배수진을 친 양현종은 18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텍사스 구단의 투·포수 훈련에 참가해 시범경기를 거쳐 빅리그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찬스를 얻었다.
양현종은 이날 텍사스 구단이 함께 발표한 40인 로스터 명단 중 투수 23명엔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빅리거로 승격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양현종(오른쪽 위) 등 3명의 선수 마이너리그 계약 소식 알린 텍사스 구단 트위터 |
국내에서 훈련을 이어온 양현종은 조만간 취업비자를 받아 미국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구단의 공식 발표에 앞서 메이저리그 선수 이적·계약 현황을 전하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닷컴(MLBTR)은 이날 여러 매체를 인용해 양현종이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앞뒀다고 보도했다.
텍사스는 2014년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양현종에게 처음으로 주목한 뒤 계속 안테나를 세워 왔다.
당시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150만달러 밖에 못 받을 것으로 나타나자 KIA는 헐값으로 에이스를 보낼 수 없다며 양현종을 팀에 잔류시켰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고, 협상에 난항을 겪자 마이너리그 계약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눈높이를 낮췄다.
결국 투수 보강이 절실한 텍사스가 양현종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MLBTR은 양현종이 2013∼2019년 무려 8년 동안 1천200이닝 이상을 던지고 평균자책점 3.35를 남긴, 꾸준한 철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7년간 해마다 29차례 이상 선발 등판해 내구성도 검증됐으며 특히 지난해엔 비록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양현종이 172⅓이닝을 던졌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 팀당 60경기의 초미니 단축 시즌을 치렀다. 따라서 어떤 투수도 85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가 없다.
이와 달리 그 배가 넘는 투구 이닝을 기록한 양현종은 이론상 올 시즌 선발 투수로 33∼34차례 등판해 180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손가락에 꼽을 만한 투수 중 한 명이 될 수 있다고 MLBTR은 평했다.
텍사스의 선발 투수는 카일 깁슨, 마이크 폴티네비치, 아리하라 고헤이 3명만 결정됐다.
댈러스 모닝뉴스는 양현종이 스프링캠프에서 조던 라일스, 한국계 데인 더닝, 카일 코디 등과 4∼5선발을 다툴 것으로 내다봤다.
역투하는 양현종 |
텍사스는 선발 투수를 5명으로 고정하지 않고, 6선발 체제 또는 특정일에 투수 2명을 잇달아 투입하는 '1+1' 전략 등 색다른 마운드 운용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 양현종이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는다면 빅리거가 될 확률도 커진다.
텍사스 구단은 양현종이 지난해 KBO리그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을 남겼고, 선발 등판 횟수 공동 2위, 탈삼진 5위(149개), 투구 이닝 7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또 2019년엔 평균자책점 2.29,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72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2017년엔 20승을 거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이 빅리거로 올라서면, 박찬호(은퇴), 추신수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는다.
텍사스의 스프링캠프에는 이날 현재 빅리그 로스터에 든 40명과 초청선수 31명 등 71명이 참여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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