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년·여성 대책 마련, '1월 고용 바닥론' 발표에도
지표 나빠지고 지원금 고갈…고용 활력↓
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 취업지원 등 상담을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고용이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느는 최악의 길을 걷고 있다. 세금으로 받치는 구직 촉진 지원금도 떨어져만 간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98만2000명(3.7%)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128만3000명이 줄어든 뒤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157만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41만7000명(36.2%) 늘었다. 증가 폭은 2000년 6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컸다. 실업률은 5.7%로, 같은 기간 1.6%포인트 올랐다.
구직 활력도 약해지고 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75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만7000명(5.2%) 늘었고, 이들 중 학업·가사 등이 아닌 이유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쉬었음(37만9000명·16.2%)' 인구는 전 연령대에서 늘었다.
특히 청년층인 20대와 30대 쉬었음 인구는 각각 10만5000명(29.4%), 7만1000명(33.9%) 증가했다. 20·30대의 쉬었음 인구 증가는 국가의 경제 성장 동력을 꺼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매우 심각하게 간주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센터에서 열린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는 실업급여,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구직 촉진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책에 들어가는 지원금은 떨어지는데 양질의 일자리가 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직장을 잃은 뒤 지난달 실업급여를 신규 신청한 실직자는 21만2000명이었다. 월별 기준 사상 최대다.
국민취업지원제 신청자는 한달 만에 19만9000명을 기록했다. 저소득 구직자와 청년,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1인당 300만원씩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이다.
당초 고용노동부는 40만명가량을 지급 대상으로 잡았는데 한달 만에 20만명이 몰렸다.
이런 가운데 고용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이제는 재정건전화를 미룰 수 없다는 명분으로 고용보험료율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돈 드는 곳은 많고 돈 들어올 곳은 없는 상황인데, 결국 재원은 세금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분기에 정부가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한 청년고용 대책 등에 대한 기대감은 작아지고 있다.
"1월 고용을 바닥으로 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언급도, "청년·여성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 것"이란 이재갑 고용부 장관의 메시지에도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