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매경DB] |
"곰을 만났을 때 죽은 척하면 산다"
이솝우화 '곰과 나그네'에 나오는 내용이다. 현실에서는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여겨진다.
갑자기 죽은 척하면 곰의 호기심을 자극해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피할 시간이나 공간이 없을 때 급소를 가리고 방어를 하라는 의미로 풀이되기도 한다. 위험하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소리를 지르거나 돌을 던지거나 갑자기 뒤돌아서 도망치는 것도 금물이다. 곰을 자극할 수 있다. 뒷걸음질로 천천히 물러나는 게 그나마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위험천만한 '죽은 척 하기'로 미국과 러시아에서 두 사람이 살았다.
미국 CNN 방송은 알래스카에서 스키를 타던 중 불곰을 만난 남성이 죽은 척해 목숨을 건졌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스키를 타던 남성은 불곰의 굴을 발견한 뒤 부주의하게 행동해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불곰에게 공격받았다.
남성은 곰에게 물려 머리와 손을 다쳤지만 죽은 것처럼 행동해 살아남았다. 일행은 남성을 응급처치하고 해안경비대에 신고했다. 해안경비대는 남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북극곰에게 공격을 받은 남성이 죽은 척해서 살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매체인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순록을 키우는 50세 남성이 러시아 북극권 볼쇼이 랴홉스키 섬에서 북극곰에게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었지만 죽은 척 행동해 살았다고 보도했다.
남성은 오두막에서 어미 북극곰 한 마리와 새끼 북극곰 두 마리를 발견했다. 사우나 오두막에서 나온 어미 곰은 남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남성은 머리, 얼굴, 다리, 팔 등에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죽은 척해서 화를 피했다. 곰이 사라진 뒤 가까스로 가족에게 연락했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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