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1월 ‘고용쇼크’
지난달 100만명 가까이 취업자 수가 감소한 ‘고용 쇼크’는 전체 감소폭 측면에서도 위기일 뿐 아니라 업종별·연령별로 고용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폭이 줄어든 반면, 거리 두기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에서는 90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다. 일자리 찾기가 시급한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감소폭이 두드러졌고, 남성보다는 여성의 감소폭이 컸다. 그동안 수치상으로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던 60대 이상 취업자 수도 12년 만에 감소했다. 정부는 청년·여성 고용을 늘리기 위한 맞춤형 대책을 1분기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취업자 수 감소(-98만2000명)의 약 91%는 서비스업(-89만8000명)에서 발생했다. 코로나19로 방역조치가 지속되면서 숙박·음식업에서만 36만7000명 줄어들었다. 지난해 9~10월에 20만명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취업자 수는 11월 들어 10만명대로 낙폭을 줄였지만 12월부터 다시 30만명대로 확대됐다. 반면 10만명 넘게 줄어들었던 제조업 일자리는 4만6000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의 일자리 충격은 종사상 지위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직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5000명 늘었고 1월에는 3만1000명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임시직은 21만2000명, 일용직은 6만3000명 각각 줄어들었다. 자영업자도 코로나19 2차 유행이었던 지난해 7~8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명대 감소세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 취업자 수가 31만4000명이나 줄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잠재적인 취업 가능자와 구직자, 시간제 일자리 취업 가능자 등에 실업자를 합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27.2%로 전년 동기 대비 5.8%포인트 올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주로 청년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보건·복지업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했고 임시직 일자리도 줄어든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괜찮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고용 보조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임시·일용직이 대부분인 20대 초반의 경우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되면 일자리 수가 반등할 수 있지만 20대 후반은 신규 채용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이들을 위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채용을 하는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고용보조금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돌봄이 늘어나면서 성별로는 여성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9만5000명(-5.2%) 감소하며 남성 실업자 감소폭(38만5000명, -2.5%)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던 60세 이상 취업자 수도 1만5000명 줄어 2010년 2월 이후 처음 감소로 전환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일자리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청년고용 활성화 방안은 상당히 구체적인 방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여성 일자리 대책도 여성가족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 지원 대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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