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감소는 11년만에 처음
정부 공공일자리 종료가 원인
15~29세 청년층만 31만명 감소
대졸이상 실업자는 12만3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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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건 그동안 일자리 버팀목을 담당했던 노년층 취업자마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60대 이상 노년층 취업자가 전년동월 대비 줄어든 것은 2010년 2월 4만명이 감소한 이후 11년 만이고, 전 연령대 동시 감소는 1998년 12월 이후 22년 만이다.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 고용도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해소를 통해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 일자리 12년 만에 감소 전환
10일 발표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448만3000명으로 집계돼 전년동월(449만7000명)보다 1만5000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견조하게 취업자 증가를 이뤄냈던 노인 일자리가 첫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노인 일자리는 2010년 2월(-4만명)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노년층 취업자 감소는 공공일자리 감소와 관련이 크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60세 이상 취업자가 감소된 것은 주로 공공행정, 보건복지 분야에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 일자리 사업 연말 종료 후에 비경제활동인구에 대기 중인 인구가 증가해서 전체적으로 '쉬었음' 인구가 확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60세 이상 취업자 수 감소 전환을 재정일자리 사업 연말 종료와 연초 재개 과정에서 나타난 '마찰적 감소', 즉 일시적이고 단발적 현상으로 풀이했다.
지난달에도 가장 큰 고용충격은 온전히 청년층(15~29세)이 받았다. 지난해 7월 3만명(전년동월비) 줄었던 청년층 취업자 수는 그 폭이 매달 꾸준히 확대, 지난달 31만4000명 줄면서 총 취업자 감소(98만2000명)를 견인했다. 특히 고학력 스펙을 갖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대졸 이상 실업자마저 지난달 1월 12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숙박·음식점업(-36만7000명), 도·소매업(-21만8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10만3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크게 감소했다. 기재부는 "숙박·음식업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 부진과 신규 채용 위축 등으로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해야"
취업자 집계에 포함되긴 했지만 '일시휴직' 상태인 인구는 34만6000명 늘어난 89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단기 일자리(주당 1~17시간 근무) 취업자는 7만1000명 늘었고, 반면 상용직(주당 53시간 이상 근무)은 87만4000명 줄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86만7000명 늘어 1758만명으로 나타났다.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폭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절대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도 37만9000명 늘어 271만5000명을 기록해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치를 경신했다. 구직단념자는 77만5000명으로 23만3000명 늘었다. 2015년 1월(25만3000명 증가) 이후 최대폭이다.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더라도, 사실상 실업상태로 느끼는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도 16.8%를 기록해 2015년 통계작성 이래 동월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정 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이후 '쉬었음' 인구 증가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착시로 드러났던 직접일자리가 통계상 사라지면서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직접일자리 감소로 우리나라 고용동향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취약계층과 일자리를 잃은 계층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에도 대두됐던 노동시장의 경직성 해소를 위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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