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양곤에서 열린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한 시민이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AFP |
미얀마 군부가 반(反)쿠데타 시위 강경 진압에 나선 가운데 일부 미얀마 경찰이 시위대에 합류해 군부를 규탄했다.
10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쿤 아웅 꼬꼬 경위는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 편에 서서 연설을 진행하고 '독재자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몰락'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쿤 아웅 꼬꼬 경위는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에서 패배할 경우 징역형을 선고받고 오랜 기간 수감될 것이란 걸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5000만이 넘는 국민을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 이것이 내 신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이 싸움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잃더라도 이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며 "내 딸이 독재자인 민 아웅 흘라잉 통치 아래 살면서 그의 사악함과 이기심을 목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복차림의 미얀마 한 경찰이 군부 쿠데타의 항의하는 뜻으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미얀마 나우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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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SNS(사회연결망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경찰관 4명이 붉은색 리본을 달고 시위에 동참한 모습이 포착돼 관련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붉은색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상징하는 색이다.
일부 경찰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부 쿠데타에 항의의 뜻을 표출하기도 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2014년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사용되며 군부에 대한 민주주의 진영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대패한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일 수치 고문과 핵심 정부 인사들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단행하고 향후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가택연금 중인 수치 고문은 소형 무전기와 통신장치를 불법 수입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기소에 따라 수치 고문을 오는 15일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주말부터 쿠데타 항의 시위가 거세지면서 군부는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집회 금지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경찰이 시위대에게 실탄까지 발포하는 등 대응 수위가 높이면서 유혈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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