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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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절도·도박 등 잇단 비위행위로 물의를 일으켜온 부산경찰이 이번엔 술에 취한 경찰 간부가 호텔 직원을 상대로 폭행 시비 등 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경찰청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고강도 감찰 활동 등 특별경보를 발령한 상황에서 일선 경찰서가 아니라 부산경찰청 소속 경정이 어처구니 없는 물의를 빚자 부산경찰청 내부에서조차 “시민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0일 부산경찰청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46분쯤 수영구의 한 호텔에서 부산경찰청 소속 A경정이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당시 A경정은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종업원과 실랑이를 하며 소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말리는 다른 직원의 팔을 잡아 당기는 등 폭행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경정을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안내데스크 여직원에게 술을 같이 마시자'라며 실랑이를 벌였다는 이야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피해 호텔 직원을 출석시켜 진술을 들어보고, 방범TV(CCTV) 영상, A경정의 동선 등을 조사해 추가 혐의가 없는지 정확한 사안을 파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A경정에 대해 우선 직위해제 조치한 상태다.
/일러스트=정다운 |
부산경찰의 공직기강 해이는 이뿐만 아니다. 순경부터 경사, 경위, 경정까지 다양한 직급에서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엔 부산경찰청 소속 B경위가 경찰청 지하주차장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출구 앞을 지나던 시민을 치었다. 경찰이 자체 조사를 벌여 B경위 외에도 C경사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D경위는 음주운전을 방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30일엔 부산 일선경찰서의 E경위가 지인들과 훌라 도박을 하다가 경찰 현장 단속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코로나 방역수칙인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도 어겼다. 지난 1월24일엔 1년 기간의 수습경찰 신분인 한 순경이 해운대구 한 노상에 세워져 있던 차량을 훔쳐 탄 일도 있었다. 당시 이 순경은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상태였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경보를 발령한다”며 지난 2월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간 고강도 감찰 활동을 벌인다고 발표했다. 비위 발생 시 행위자에 대해 엄중 문책하고 관리자에 대해선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도 엄포를 놨다.
진정무 부산경찰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경찰이 전면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지휘부가 솔선해서 실행력 있는 대책을 강도높게 시행해 시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경보 기간에 또 다시 현직경찰, 그것도 일선 경찰서가 아닌 부산경찰청 소속 간부의 기강해이 행위가 발생하면서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부산경찰은 “코로나 장기화 속 국민 모두 불편을 안고 고통을 감내하는 와중에 일부 경찰의 기강해이 행위로 부산경찰 전체에 대한 시민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수사권 독립, 자치경찰 출범 등 그 권한과 규모가 커질 경찰의 기강해이가 끝모를 정도로 이어지고 있으니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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