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경제적 효과 비교
"소득보전·경기부양 효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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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정치권과 정부, 청와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지원금을 선별지급하는 방식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지급보다 효과가 크다는 민간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한국과 일본, 미국 등 3개국이 지난해 3~4월 지급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와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 의견 등을 근거로 보편지원보다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지원이 소득 보전과 경기 부양 효과가 크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韓, 작년 4월 4인 가구 100만원
카드 매출로 소비진작 파악
보편 지원 효과 최대 36% 그쳐
3개국의 코로나19 1차 재난지원금 투입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4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소요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7%에 해당하는 14조3000억원이었다. 일본도 같은 달 GDP의 2.4%에 달하는 12조7000억엔(약 135조원)을 투입해 전 국민에게 1인당 10만엔(약 10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줬다. 미국은 지난해 3월 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성인 1200달러(약 134만원), 아동 600달러(약 67만원)를 지원금으로 각각 지급했다. 예산은 GDP 대비 1.4%인 2930억달러(약 327조원)가 들었다.
한경연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일본종합연구소, 전미경제연구소(NBER) 등 각국 경제연구소의 발표 자료를 근거로 한국과 일본, 미국이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한국은 카드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을 통해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를 파악했는데, 전국의 사용 가능한 업종에서 지원금 지급으로 증가한 매출액은 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난지원금 투입재원 대비 약 26.2~36.1%에 해당한다. 4인 가족 기준 재난지원금으로 100만원을 받았을 때 약 26만~36만원을 썼다는 의미다.
재난지원금의 사용 기한과 사용처가 정해졌던 점을 고려하면 지급받은 100만원은 소진한 반면, 이전 카드 소비액 중 64만~74만원 가량은 아끼고 쓰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KDI는 "재난지원금의 투입재원 대비 최대 36% 효과는 피해 업종의 매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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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대치 대비 42% 효과
美, 소비 대신 저축 늘어
일본의 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는 우리보다 낮은 23.6%였다. 일본은 코로나19에 따른 직접 피해 계층이 전체 인구의 5.1%에 불과했지만 반대 여론을 의식해 전 국민으로 지급 대상을 확대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3조엔(약 32조원)의 추가 소비가 창출됐지만 이는 일본 정부 기대치인 7조1000억엔(약 71조원)의 42.3%에 불과하다고 일본종합연구소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금지원 대상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재정 부담만 증가했다"며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지원으로 정책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투입된 예산의 60%에 해당하는 1750억달러(약 195조원)의 총수요효과(소비와 투자 증가)가 발생했다. 한국과 일본과 비교해 효과는 컸지만 이후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조건부 지원이 총수요 증가에 6배 더 효과적이었다는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분석도 나왔다. 이에 "보편적 재난지원금보다 실업자 중심의 선별지원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 따르면 피해 계층 외 대다수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소비 대신 저축에 사용하면서 지난해 4월 미국 가계 저축률은 33.7%로 전달(12.9%)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한경연은 3개국의 재난지원금 효과 분석과 세계은행, IMF 등의 평가를 바탕으로 "고정소득이 없는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재정지원 설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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