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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버티던 노인일자리마저…IMF 이후 22년만 '全연령 취업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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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고용동향…'체감 실업률' 16.8% 통계작성 이래 최고치 치솟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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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장세희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은 청년뿐 아니라 그동안 수치상 버팀목 역할을 했던 노년층 취업자마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60대 이상 노년층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것은 2010년 2월 4만명이 감소한 이후 12년 만이고, 전 연령대 동시 감소는 1998년 12월 이후 22년 만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쇼크’가 전방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업종 가운데는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 고용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실업자는 157만명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각종 고용지표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일자리정부’라는 표어는 무색해졌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결과에 대해선 별도의 입장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짤막하게 입장을 밝혔다.


◆노인 일자리, 12년 만에 감소 전환= 10일 발표된 ‘2021년 1월 고용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60세 이상 노인층의 취업자 수 감소다. 지난달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448만3000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449만7000명)보다 1만5000명 줄었다. 계절 별로 등락을 반복했던 다른 연령층과 달리 노인일자리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0년 2월(-4만명)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노년층 취업자 감소는 공공일자리 감소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일거리 찾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60세 이상 취업자가 감소된 것은 주로 공공행정, 보건복지 분야에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일자리사업 연말 종료 후에 비경제활동인구에 대기 중인 인구가 증가해서 전체적으로 ‘쉬었음’ 인구가 확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청년층(15~29세) 감소폭도 지난달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7월 3만명(전년 동월비) 줄었던 취업자 수는 그 폭이 매달 꾸준히 확대, 지난달 31만4000명 줄면서 총 취업자 감소(98만2000명)를 견인했다. 특히 고학력 스펙을 갖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가 지난달 1월 12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 졸업이상’ 실업자 수가 10만명대를 기록한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이다.


취업자 집계에 포함되긴 했지만 ‘일시휴직’ 상태인 인구는 34만6000명 늘어난 89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단기 일자리(주당 1~17시간 근무) 취업자는 7만1000명 늘었고, 반면 상용직(주당 53시간 이상 근무)은 87만4000명 줄었다.


◆37.9만명 "그냥 쉬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86만7000명 늘어 1758만명으로 나타났다.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폭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절대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도 37만9000명 늘어 271만5000명을 기록해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치를 경신했다. 구직단념자는 77만5000명으로 23만3000명 늘었다. 2015년 1월(25만3000명 증가) 이후 최대폭이다.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더라도, 사실상 실업상태로 느끼는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도 16.8%를 기록해 2015년 통계작성 이래 동월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정 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이후 ‘쉬었음’ 인구 증가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60세 이상(-1만5000명)을 포함해 전 연령층 취업자가 감소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재정으로 받치던 노인일자리 제공마저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일자리를 거둬들이면 취업자 수 감소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등 일부 산업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도소매 등 서비스 쪽이 회복이 느려지면 고용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는데, 잘했다는 평가를 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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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왼쪽 두 번째)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네 번째) 등이 참석했다. 2021.2.1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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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연이틀 녹실회의 주재= 최악의 고용지표를 받아든 정부는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고용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전날에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녹실회의를 열었었는데, 연이틀 개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날 고용지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발 고용난이 심화되자 1분기 중앙정부·지자체 협력을 통해 ‘90만+α개’의 직접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1분기 중 중앙정부·지자체 협력을 통한 90만+α개 직접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규제 혁신, 한국판 뉴딜 등을 통한 양질의 민간일자리 창출 기반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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