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나흘째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돼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무장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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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한 의사는 “실탄에 맞은 여성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 의사는 “한 여성이 머리에 부상을 입고 실려왔다”며 “(머리에) 총탄이 박힌 것으로 보이며, X-레이 검사 결과 실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슴에 총상을 입은 남성도 실려왔지만, 중태는 아닌 상황”이라며 “이 남성도 실탄에 맞은 것인지, 아니면 고무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병원과 경찰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언론인 ‘미얀마 나우’는 19세 여성과 30세 남성이 실탄에 맞아 중태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AP 통신도 실탄 사격으로 시위대 가운데 사망자가 나왔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광범위하게 돌고 있다고 전했다.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나흘째 이어진 이날 미얀마 경찰은 네피도에서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AFP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경찰이 허공에 두번 경고사격을 한 후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은 “시위에 참가한 아들이 경찰이 물대포를 쏘자 시민들에게 우리는 평화적으로 시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는 순간 경찰의 고무탄에 맞았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이 부상자의 가족들에게 면회를 허락해주지 않아 정확한 상태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전날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반대 시위를 막기 위해 양곤과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내리고 야간통행 금지와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했다. 군정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5인 이상 집회 금지 조처를 양곤 및 네피도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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