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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종합] 혼돈의 미얀마…군부 계엄령 선포에도 시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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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이상 모임 금지·야간 통행금지
흘라잉 최고사령관 “과업 완수하면 총선 치를 것”
계엄령에도 나흘째 대규모 시위…이틀째 물대포 등장
뉴질랜드, 국교 유예 선언 등 국제사회 압박


이투데이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9일 경찰이 이틀째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서고 있다. 네피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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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와 이에 항의하는 시민의 격렬한 저항으로 미얀마가 갈수록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쿠데타 반대 시위가 확산하자 군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계엄령을 선포했다. 여전히 미얀마 국민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내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전날 밤부터 5명 이상 모임과 시위가 금지됐고, 저녁 8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통행이 제한됐다. 양곤에서 도심과 근교 인구 밀집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도 폐쇄됐다.

군부는 전날 오후 미얀마 국영방송인 MRTV를 통해 성명을 내고 “정의, 평화, 안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국민은 무법 행위를 하는 이들을 거부한다”며 ”국가의 안정과 공공 안전 및 법치를 해치는 범죄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항의 시위와 관련한 군부의 첫 입장 표명으로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군부가 계엄령 카드까지 꺼내든 이유는 양곤과 만달레이, 수도 네피도 등 주요 도시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2일 만달레이에서 처음으로 시민 불복종 운동이 발생했다. 또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 주말에 이어 이날까지 나흘째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양곤에서는 7일 수만 명이 모여 2007년 이후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군부는 물대포와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네피도 경찰이 이날 이틀 연속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미얀마 남동부 미야와디에서는 전날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을 발사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쿠데타 이후 첫 TV 연설에 등장해 과업 완수 후 총선으로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기에 쿠데타는 정당하고 헌법에도 부합한다”며 “비상사태 기간 과업을 완수하면 헌법에 따라 여러 정당이 참여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서 승리한 당은 민주적 규범에 따라 국가의 의무를 이어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군부의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앞서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군부의 주장에 대해 “유권자 중복 등 일부 문제가 있었으나 결과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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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선포 직전 구금됐던 NLD 소속 의원은 대부분 풀려났지만, 수치 고문은 여전히 자택에 감금돼있다. 3일 군부는 수치 고문이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하고 있었다며 수출입법 위반으로 법원에 기소했다. 수치 고문의 구금 기간은 15일까지로 연장됐다. 법원에서 유죄를 선언하면 수치 고문은 최장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국 국무부는 미얀마 군부에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대한 지지를 포함해 그들의 평화로운 집회 권리를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질랜드는 군부가 쿠데타로 문민정부를 무너뜨린 것에 미얀마와의 국교 유예를 선언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가 미얀마 사태를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며 “현지 군부 세력, 고위급 정치인과의 관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쿠데타에 실질적 조치를 내놓은 것은 뉴질랜드가 처음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2일 특별 회의를 열고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인터넷 차단 등 미얀마 군부가 부과한 조치는 시민의 발언 능력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최혜림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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