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얀마 양곤 시내에서 시민들이 아웅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를 상징하는 빨간색 티셔츠와 깃발을 들고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독자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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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쿠데타로 정권을 쥔 미얀마 군부가 양곤 등 주요 대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계엄령 선포 이후 첫 TV연설을 통해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총선 이후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주요 도시에서는 계엄령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쿠데타에 대한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계엄령에도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자 9일 당국은 이틀 연속 시위대에 물대포를 발사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날 최대 도시인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7개 지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로 인해 이날 밤부터 5인 이상의 집합과 야간통행이 금지됐다.
군부의 계엄령 선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시민들은 현재도 쿠데타 항의 시위와 반(反) 군부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집회 금지에도 불구하고 9일 산 짜웅에서는 수십 명의 교사가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행진했다. 한 교사는 “우리는 군부의 경고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나온 것”이라며 “부정선거에 대한 군부의 변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군사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수도인 네피도, 최대도시인 양곤 등 곳곳에서 나흘째 대규모의 쿠데타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자 군부는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현지언론인 미얀마나우는 9일 수도인 네피도에서 경찰이 쿠데타 항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해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다쳤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네피도와 양곤 북동쪽에 있는 바고시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경찰이 이틀 연속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으나 미얀마 시민들은 나흘째 평화적·비폭력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에 참여 중인 양곤대학교 학생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우리는 군부와 경찰과는 달리 평화적인 방법으로 항의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고 있다. 과거 군부 반대시위가 잔인하게 진압됐던 것을 목격한 어른들은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지만 그들도 점차 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TV연설에서 지난 총선에서 부정 선거가 이루어졌고 이에 쿠데타는 정당할 뿐만 아니라 헌법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사태 기간이 끝나면 헌법에 따라 여러 정당이 참여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이 치러질 것”이라며 “선거에서 승리한 당은 민주적 규범에 따라 국가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지난 2011년까지 장기 통치했던 군정 때와는 다를 것이라 밝혔다. 군부의 이 같은 조치와 대응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쿠데타 항의 시위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미얀마 군부가 부정선거를 쿠데타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미얀마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수 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는 압승을 거뒀다. 국제사회도 선거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긴 했으나, 선거에서 부정이 발생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편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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