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평균 이하인 시속 145㎞의 직구로도 에이스 반열에 올랐다. 다양한 구종을 능숙하게 던지는 팔색조의 매력을 뽐낸 덕이다.
MLB닷컴은 '수치'로 류현진의 가치를 설명했다.
MLB닷컴은 9일(한국시간) 여러 구종을 던지면서 위력적인 투구를 하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투수 9명을 소개했다.
선정기준은 ▲ 2019년 이후 투수 평균(0)보다 득점 가치가 5 이상 좋은(-5 이하) 구종이 3개 이상 ▲ 5 이상의 득점 가치를 지닌 구종의 구사율이 10% 초과 ▲ 2020시즌 40이닝 이상 소화 등 3가지다.
득점 가치(Run Value)는 '특정 상황에서의 득점 기댓값'을 계산한 수치다.
타자는 득점 가치는 높을수록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다. 투수는 득점 가치가 낮아야 실점 확률을 줄이는 선수로 인정받는다.
주자의 유무, 볼 카운트 등 득점에 영향을 끼칠 요소가 많아서 득점 가치를 보고서 '특정 투수의 직구는 위기 상황에서 몇 실점을 덜 한다'라고 명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득점 가치를 통해 어떤 투수의 구종이 더 위력적이고, 효과적인지 '순위'를 매길 수는 있다.
또한 득점 가치가 마이너스인 구종을 여러 개 장착한 투수는, 실점 위기를 돌파할 방법이 그만큼 많아진다.
MLB닷컴이 한 가지 구종의 득점 가치로 순위를 정하지 않고, '3개 이상의 높은 득점 가치를 보인 구종을 장착한 투수'를 소개한 것도 여러 구종을 능숙하게 던지는 투수의 위력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3가지 기준을 충족한 투수는 단 9명뿐이었다.
류현진은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 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니 그레이(신시내티 레즈), 잭 갤런(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 맥스 프리드(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현역 최정상급 빅리거들과 함께 거론됐다.
기준을 통과한 투수 9명 중에서도 류현진은 상위권에 속한다.
MLB닷컴이 계산한 류현진의 체인지업 득점 가치는 -30이었다. 커터의 득점 가치는 -10, 커브는 -7이었다.
투구하는 류현진 |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2019·2020년 실점을 막는 엄청난 무기였다.
디그롬의 주 무기 슬라이더의 득점 가치가 -27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류현진 체인지업의 위력을 더 실감할 수 있다.
MLB닷컴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2019년 이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6번째로 가치 있는 구종이다"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2006년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체인지업을 무기로 KBO리그를 평정한 그는 2013년 체인지업을 앞세워 빅리그에 연착륙했다.
이후 류현진은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의 위력을 키우며 빅리그에서도 손꼽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MLB닷컴은 "류현진의 2019년과 2020년 구사율 10% 이상인 구종은 5개다. 이 중 구종 가치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공은 싱커뿐이다. 싱커도 평균을 살짝 밑돈다"라고 전했다. 류현진이 거의 모든 구종을 능숙하게 던진다는 의미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을 4분할해 던질 수 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는 그런 장면이 반복된다"며 "류현진은 (구속이 빠르지 않더라도) 여러 구종을 정교하게 던지면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고 류현진을 향해 찬사를 보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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