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이 팬들을 향해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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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배수의 진에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33·전 KIA)의 메이저리그행 꿈이 무르익고 있다. 주변 상황까지 양현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해 KIA와 FA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배수의 진을 친 양현종은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협상 테이블을 차리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 중 몇몇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분조회를 했다. 계약할 뜻이 있다는 시그널이자 제안이 구체화됐다는 증거다. 양현종 측은 “경쟁력 있는 팀에 입단하기 위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단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찾겠다는 의지다. 겉으로는 “한 경기라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는 것이 목표”라며 자세를 낮췄지만, 오랜 기간 빅리그 진출을 준비한 만큼 당당하게 활약하겠다는 목표를 수정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 선발 경쟁이 가능하고, 실력으로 붙었을 때 유리한 구단이 양현종측이 생각하는 ‘경쟁력 있는 팀’인 셈이다.
KIA가 우승을 차지한 2017년,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양현종이 팬들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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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황도 양현종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우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메이저리그 개막 연기를 사무국에 요청했다. 당초 예정된 4월 2일에서 최소 2주 이상 늦춰달라는 것이다. 모든 메이저리거가 코로나 백신을 맞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달라는 요청이다. 이르면 18일부터 시작하는 각 팀 스프링캠프도 자연스럽게 3월로 연기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동의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확진자 급증 등으로 시즌이 중단되는 등의 돌발변수에도 선수단 연봉을 보존하고 FA 일수 보장 등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건이 추가되면 허락할 가능성도 있다. 캠프와 개막 시기가 늦춰지면, 상대적으로 늦게 빅리그에 합류하는 양현종에게 유리하다.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저반발 공인구’ 도입 움직임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가 공인구 반발력을 줄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무국이 리그 단장 등에 보낸 메모를 입수한 매체는 ‘무게를 2.8g 줄이고, 반발력을 0.1~0.2 가량 낮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KIA 타이거즈 선발 양현종이 2017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완봉승을 거둔 뒤 주먹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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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계수가 낮아지면 비거리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미 KBO리그가 2019년 경험했다. 홈런이 될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빈도가 높아진다. 물론 스위트 스폿에 정확히 맞으면 비거리 손실을 체감할 수 없지만, 살짝 빗맞은 타구가 홈런이 되는 장면은 줄어든다. 디애슬레틱은 ‘메모에 따르면 공인구 변경 실험을 통해 375피트를 날아가는 타구가 1~2피트 덜 날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최근 5년간 땅볼/플라이볼 비율이 0.90에 달했다. 사직, 대전, 수원 등 상대적으로 작은 구장에서는 땅볼 유도에 열을 올렸지만, 대체로 플라이볼 유도가 많다.
구위가 좋고, 디셉션 동작이 발군이라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으로 타자를 요리하는 양현종의 특성상 저반발 공인구가 유리하다. 실제로 2019년 양현종은 184.2이닝을 소화하면서 홈런을 단 6개만 내줬고, 자신의 한 시즌 최저인 평균자책점 2.29(리그 1위)를 기록했다.
양현종의 빅리그 계약 소식은 머지않아 들려올 전망이다.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던 양현종의 시간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 끝은 빅리그 입성이라는 또다른 시작점이다. 배수의 진이 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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