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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시위대는 왜 '세 손가락'을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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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지난 1일 발생한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반대 시위 현장에 '세 손가락 경례'가 등장했다. 군부 쿠데타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구금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이 검지와 중지, 약지를 펼쳐 들고 거리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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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아웅산 수치 여사 아버지 아웅산 장군 기념비 아래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사진=AFP


8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사흘째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군부 독재 타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승복을 입은 승려와 파업에 돌입했던 의료진들도 참여했다. 승려와 의사를 비롯한 시민들은 군부에 저항하는 의미로 세 손가락 경례를 들어 보였다.

거리뿐만 아니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도 '세 손가락 경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 손가락 그림과 사진은 '미얀마와 민주주의를 구하라' '시민불복종 운동'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게재됐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오른손의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을 세운 뒤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행위다. 이 제스처는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2012)에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독재국가 '판엠'의 시민들은 권력에 대항하는 표시로 세 손가락을 펼쳐 든다.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인사법이다. 누리꾼들은 이 세 손가락이 자유·선거·민주주의 혹은 프랑스 혁명의 자유·평등·박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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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세 손가락' 운동에 동참한 미얀마 대학생들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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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손가락 경례가 시위 현장에 본격 등장한 것은 2014년 태국 쿠데타 반대 시위부터다. 당시 태국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부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면서 군부에 대한 민주주의 진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도 이 제스처가 다시 한번 등장했다.

미얀마 시위대 역시 이웃국가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널리 사용했던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평화적인 저항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경찰에게 장미꽃을 주는 등 평화적인 시위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지난 주말 이틀간 미얀마 전역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군부 쿠데타와 수치 고문의 구금에 항의했다. 외신들은 2007년 샤프론 혁명 이후 미얀마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전했다. 샤프론 혁명은 군정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대항해 불교 승려가 주축이 돼 일어난 시위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부는 8일 만달레이시의 7개 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앞서 벌어진 이날 시위에서는 경찰의 물대포가 동원되며 긴장감을 높인 바 있다.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에서는 5명 이상 시위·집회가 금지되고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된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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