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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서 사흘째 쿠데타 항의시위…경찰, 물대포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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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시위에 의료진·승려도 가세

아시아경제

8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진행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네피도(미얀마)=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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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8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가 사흘째 계속되면서 의료진을 비롯해 승려까지 시위 대열에 가세했다. 경찰 당국이 이날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서는 등 시위대와 군부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양곤 시내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 행진에 나서며 사흘째 거리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 불렸던 민중가요를 부르며 행진했다. AP 통신은 "주말이 아닌 주중임에도 시위대가 오전부터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에는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한 데 이어 쿠데타 이후 '불복종' 운동에 앞장섰던 의료진과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를 주도한 승려들까지 가세하면서 시민사회의 저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은 전날부터 현지 SNS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진 총파업 촉구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데타 직후부터 근무를 거부하며 비폭력 저항운동을 주도했던 의료진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거리 시위에 참가했다. 또 승복을 입은 승려들은 시위대 선두에 서서 행진하기도 했다. 이들이 나타나자 시위대가 손뼉을 치기도 했다.


불교 승려들은 지난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이른바 '샤프론 혁명'으로 불리는 이 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 이상이 군부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미얀마 경찰이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외신들은 현지 SNS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경찰이 수천 명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는 일부 시위대가 물대포를 맞고 바닥에 쓰러지면서 부상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잡혔다.


AFP 통신은 "네피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사용했다"며 현장의 사진기자를 인용해 "최소 2명이 부상 당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쿠데타가 벌어진 지난 1일 이후 인터넷 접속 불능 상태가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3일 밤 전 미얀마 국민의 절반 정도가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접속을 차단했으며 전날 밤에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접속도 막았다.


이날 미얀마에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하는 노르웨이 통신사 테레노르는 "미얀마 교통통신부(MoTC)의 요구에 따라 인터넷 접속 차단을 복구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날 미얀마 전역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가 이튿날인 이날 차단을 해제했다.


앞서 미얀마 시민들은 주말인 6일과 7일에도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기간 동안 양곤과 수도 네피도에서는 수만명이 거리로 나와 비폭력 평화 시위를 벌였다. 이는 샤프론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U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곤 6만명, 네피도 1000여명의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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