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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 쿠데타 주역 훌라잉, 1년 이상 상당기간 집권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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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왼쪽)과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오른쪽)./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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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선정부가 무너진 가운데, 7일 오전 양곤 시내에서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쿠데타 항의 시위를 벌였다. 6일 수 천명에 이어 이틀 연속 거리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쿠데타로 군정을 이끌고 있는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비상사태 기간인 1년을 넘는 상당기간 집권할 것을 시사했다.

◇ 듣기보다 말하는 사람…‘빅맨’ 평가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며 지난 1일 발생한 쿠데타는 1948년 독립 이후 세 번째 군부 쿠데타다. 흘라잉 사령관은 2008년 군부가 만든 헌법의 417조에 근거해 입법·사법·행정 등 전권에 대한 권력을 거머쥐었다.

1956년 생인 그는 양곤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삼수 끝에 1974년 국군사관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인 군 생활을 시작했다. 동기들에 의해 내성적이란 말을 듣던 흘라잉은 2002년 샨 주(州) 사령관을 지낼 당시 탄 슈웨 장군의 눈에 들었다. 반정부 소수민족 세력과의 협상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으며 흘라잉은 2010년 8월 합동참모본부장을 거쳐 2011년 탄 슈웨의 뒤를 이어 선배들을 제치고 최고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이후 그는 “미얀마 정치에서 군부가 계속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주미얀마 호주대사를 지낸 니콜라스 코펠은 닛케이아시안리뷰에 흘라잉을 “그는 듣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가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는다”며 “이 같은 ‘빅맨’ 스타일로 무지와 오만함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 정계 넘보던 ‘로힝야 학살’ 주범
흘라잉이 계속해서 군부에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던 것은 민주주의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던 시대적 배경과 연관이 있다. 군부 최고권력자에 오른 그는 군부의 지원을 받던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집권과 함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과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2016년 아웅 산 수 치가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마침내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하게 됐다. 수 치가 국가고문으로 취임하자 흘라잉도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서서히 확립하기 시작했다. 집권 초기에는 수 치 고문과 함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도 연출했다.

흘라잉 사령관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의 일이다. 로힝야족 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자행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의 책임자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설상 가상으로 수 치 고문은 군부의 권력을 서서히 줄여나가기 위해 헌법 개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일부 외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흘라잉과 수 치 여사의 정기적인 만남도 2018년 이후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헌법 개정을 위해 군부와의 타협, 로힝야족에 대한 다수 불교도 버마족 국민들의 민심이 필요했던 수 치 여사는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로힝야족 탄압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후 수 치 고문은 민주화의 상징에서 ‘야만성의 변호인’이 됐다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 아웅 산 수 치 절대적 인기에도 흘라잉은 추가 집권 시사
지난 1일 쿠데타로 구금된 수 치 고문은 수출입법 위반혐의 등으로 경찰에 기소된 상태다. 항간에서는 군정이 수 치 고문을 반역죄로 기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당초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흘라잉 사령관은 최근 기업인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비상사태 이후에도 6개월 더 군정을 이끌며 상당 기간 더 권력을 쥘 것임을 시사했다.

향후 흘라잉 사령관과 수 치 고문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흘라잉 사령관이 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이후 총선에서도 수 치 고문이 징역형을 선고받아 출마하지 못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그러나 군정도 미얀마 내에서 절대적인 수 치 고문의 인기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사태 이후 공정한 선거가 치러진다면 국민들이 군정을 다시 뒤집을 것이 자명해 군부로선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미얀마 군부가 보여왔던 모습을 감안한다면 공정선거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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