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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지배 주주, 펜스는 트럼프 정부의 마네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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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경쟁자에서 '완벽한 파트너'로

세계일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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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동등한 지배 주주로 대우하면서 공동 정부 운영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정책 결정을 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완전한 파트너’로 참여하도록 하고, 거의 모든 행사에 함께 참석하게 한다고 NYT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 분열, 인종 간 불평등, 코로나19 확산 등의 핵심 국정 현안에 대처하면서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에게 자신과 동등한 지분을 갖도록 한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 신문에 “대통령이 분명하게 지침을 내렸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해리스 부통령이 최대한으로 등판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내내 펜스 전 부통령을 마네킹처럼 세워 놓았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함께 있을 때는 두 사람의 결속력과 유대 관계를 과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NYT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경합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가장 신랄하게 공격한 후보였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뒤 바이든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고, 그 후에 두 사람이 강한 결속력을 과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역대 어느 대통령·부통령 조합보다 빠르게 손을 잡고 출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의 부통령으로 8년 재임하면서 부통령으로서 독자적인 영역을 차지했으나 임기 초반에 오바마와 바이든 관계는 경직되고, 형식적이었다고 NYT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하루에 평균 4∼5시간을 함께 보낸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두 사람은 매일 ‘대통령 일일 브리핑’(PDB)에 함께 참석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또 매주 한 차례 정기적으로 함께 오찬을 하면서 서로 신뢰를 쌓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78세의 백인 남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때문에 56세의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 소수 인종, 젊은층을 대변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외 정책 분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식 날 트럼프 전임 정부가 탈퇴했던 세계보건기구(WHO)에 미국이 다시 가입하도록 한 뒤 해리스 부통령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직접 통화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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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척 슈머(오른쪽)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상원 의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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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만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도시와 시골 지역의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한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백신 접종 센터를 늘려 저소득층이나 시골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접종이 늘어날 수 있도록 했다.

상원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의회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5일 상원에서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법안 처리를 위한 예산 조정권 발동 결의안을 표결할 때 찬성과 반대투표가 50대 50으로 갈리자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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