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그리드 글로벌 히든챔피언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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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연 타이드 대표. |
정성구 기자 = 창조경제가 화두로 대두되면서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 분야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 축인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신기술 및 실용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지녀 창조경제와 관련해 당국과 유수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란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일례로 기존의 전력선에 고주파 신호를 함께 보내는 전력선통신(PLC) 모뎀을 설치하면 사무실이나 각 가정에서 별도의 LAN선을 깔지 않아도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도 2009년 국가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2010년 ‘지능형 전력망법’을 제정하고 스마트그리드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최근엔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전국적 스마트그리드 기반 조기구축’ 방안을 발표하고 ‘제 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수립, 스마트그리드 확산을 위해 자동검침인프라(AMI) 200만호 보급, 전력저장장치(ESS) 보급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가정 내 설치된 디지털 전력계량기인 AMI는 검침원이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원격으로 실시간 전력 수요 예측이 가능한 스마트 그리드 구현을 위한 핵심 장치다.
여기 중소기업으로는 국내 유일하게 AMI 사업에 뛰어든 중견 벤처기업 ‘타이드’가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AMI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다양한 통신 환경을 고려해 고·저속 전력선통신(PLC)과 지그비(Zigbee·근거리), 와이브로(Wibro·원거리) 등의 각종 유·무선통신의 중복 운영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인구가 밀집돼 통신 환경이 불안한 수도권에서는 물론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광대역 망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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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위치한 타이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전희연 대표는 지난 2001년 1월 회사 설립이후 13년간 AMI 사업을 꾸려온 국내 몇 안 되는 여성 벤처 1세대다. 회사 창업 전 7년간 국내 대표적 국책 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아온 그가 벤처 창업이라는 모험을 결심한 이유는 뭘까? 전 대표가 입을 열자 해답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그는 “KIST 연구원 시절 정부가 주도한 기술개발과제(G7프로젝트)와 동시에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정보통신부가 추진한 가상현실을 이용한 홈오토메이션 사업에 참여해 무선 원격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추후에 인터넷이 급격하게 발전되면 모든 시스템이 실시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세상이 열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먼저 운을 띄웠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고 평생 과학자로 남고 싶었지만 국가 차원에서 연구한 우수한 결과물들이 사장되는 게 안타까웠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서 나아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며 “결국 KIST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5명과 함께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타이드 설립은 전 대표에게 인생의 전환점인 동시에 역경의 시작이었다. 전 대표는 회사 창업 후 미래의 아파트에는 모든 가전제품들이 전력선으로 통신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홈 오토시스템(Home Autosystem·가정자동화)과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 홈 시큐리티 시스템(Home Security System·가정안전시스템) 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이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접목시켰고 당시 국내 시장에 출시 전이었던 네트워크 카메라도 자체 개발해 통합 IDC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은 생각만큼 쉽게 열리지 않았다. 너무 앞서나간 사업 아이템이 화근이었다. 1~2년에 하나씩 제품은 계속 쏟아져 나왔지만 이를 찾는 곳이 없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급기야 지난 2010년 11년 동안 사용해온 ‘내일커뮤니티’라는 상호를 버리고 사업영역을 축소해 ‘타이드’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재는 AMI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고속 전력선통신용 어댑터·데이터집중장치(DCU)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차례 위기를 겪었던 전 대표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스마트 그리드 산업 육성과 맞물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진출에 관심을 갖고 레퍼런스를 만드는데 집중해온 전 대표의 결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중남미 지역에 1만 세대 이상의 시범서비스를 구축했고 올해도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레퍼런스를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거듭나 전 세계에 국내 우수 기술과 제품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합 전력IT 시스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시스템들을 글로벌에 맞출 수 있는 ‘시스템의 플랫폼’을 실현해 전 세계에 수출이 가능하도록 규격화해야 한다”며 “우리 직원들도 플랫폼의 세계화에 뜻을 함께 하고 비저닝(Visioning)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가 꿈꾸는 또 하나의 목표는 직원들에게 평생직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대 수명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일자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자체가 미래의 모든 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사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직원들에게 비전이 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이 노력한 만큼 본인들도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 터전을 만들어주고 싶은 바램”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끝으로 전 대표는 “올해부터 비즈니스가 글로벌하게 발을 내딛기 시작했고 국내 비즈니스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다”며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온 비즈니스가 곧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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