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첩'서 4전전패 안긴 OK금융그룹 꺾으면 순위 판도 요동
'고춧가루 부대' 현대캐피탈, 갈 길 바쁜 한국전력 완파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이제 청소년배구팀에서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대표팀 정도로 올라온 것 같은데요?"
4일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의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2020-2021시즌 써 내려가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는 끝으로 향할수록 흥미진진하다. '막장'이 아닌 건강한 메시지를 던져 감동마저 준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2라운드 첫 경기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13일 간판 센터 신영석과 장신 세터 황동일을 한국전력으로 넘기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장의 승리보다는 장래를 내다보고 시즌 중 체질 개선과 리빌딩으로 전환한 것이다.
작전 지시하는 최태웅 감독 |
그러나 기회를 잡은 젊은 유망주들은 경험 부족으로 좌충우돌했다.
최태웅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악착같이 덤비라며 격려했지만, 이미 멀찌감치 달아난 상위권 팀을 추격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락에 떨어졌다.
그러던 현대캐피탈이 이제는 대학생이 출전하는 U대회 대표팀 정도로 한 뼘 성장했다.
4라운드에서 4승 2패를 거둬 라운드 성적 2위로 올라서더니 5라운드에서도 2승 1패로 순항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4일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수원체육관에 알싸한 고춧가루를 대량 살포했다.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에서 선두 대한항공을 꺾어 자신감을 얻었고, 조직력의 우리카드를 상대로는 이번 시즌 4승 1패로 앞선다.
KB손해보험에는 5전 전패, OK금융그룹에는 4전 전패를 했다. 그 탓에 5위 한국전력에 승점 9가 뒤진 여전히 6위에 불과하다.
기뻐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
최근 9경기에서 6승 3패를 거둔 현대캐피탈을 쉽게 보는 팀은 이제 없다.
TV 시청률에서 여자부 경기가 남자부 경기를 앞지른 지는 한참 지났다.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 본선에 3회 연속 진출했으며, 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슈퍼스타 김연경의 존재감,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신흥라이벌전 등이 여자부의 관전 재미를 끌어올린다.
이와 함께 끝까지 승패를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남자부의 경기력은 예년보다 더 나아졌는데도 시청률에선 여자부에 밀린다며 아쉬움도 나타낸다.
시즌 종반을 향하는 남자부 흥행 열쇠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현대캐피탈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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