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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임성근-김명수 녹취록 공개에 법원 ‘충격’…“사법농단 터질 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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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측 4일 녹취록 및 녹음 파일 전격 공개

전날 대법원 입장 ‘거짓’ 드러나 논란 클 듯

법원 내 당혹 “국민들, 사법부 뭘로 보겠나”

임성근 녹음·녹취 공개 자체도 파장

헤럴드경제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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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서영상·박상현 기자]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측이 지난해 5월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에서 오간 대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하면서 법원 안팎의 후폭풍도 거세다. 법원 내에선 사법부 신뢰도 하락을 염려하는 공감대가 이미 퍼져 있는 상황에서, ‘사법농단’ 사태가 처음 알려졌을 당시의 당혹감마저 감지된다.

임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4일 입장문과 함께 지난해 면담 당시 녹취록과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지난해 5월 면담 당시 김 대법원장은 ‘정치적인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표 수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 대법원장 스스로 탄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한다”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는 전날 대법원이 밝힌 입장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대법원은 전날 “임 부장판사가 대법원장에게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고,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었다. 이러한 내용은 국회에도 전달됐다.

임 부장판사의 녹취록 공개로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 정황이 드러나자 법원 내에선 그야말로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과거 여권에서 사법부 판결을 흔들 때는 김 대법원장이 입장 표명 한마디를 안 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논란이 되니 곧바로 대법원이 입장 표명을 했는데 그것마저 거짓말이었다. 너무 쇼킹이다”라고 말했다.

사법부 신뢰는 물론 내부 갈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또 다른 재경지법 판사는 “국민들이 사법부를 뭘로 보겠냐”며 “과거 사법농단 사건 처음 터졌을 때 느낌”이라고 했다. 한 전직 부장판사는 “블랙홀이 터진 것”이라며 “최근 뛰어난 법관들이 왜 (법원을) 나갔는지도 이해가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국민 신뢰, 역량을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사법부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판사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결국 잠재된 법원 내 여러 갈등이 다시금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임 부장판사가 당시 면담 상황에서 녹음을 한 것을 두고서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위 법관의 면담 자리에서 녹음을 하는 것 자체가 일반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현직 판사는 “임 부장이 녹취를 한 것은 대법원장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녹취록의 전체 맥락을 보면 김 대법원장이 탄핵에 찬성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보인다”며 “김 대법원장이 거짓말을 한 것은 문제지만 당시 임 부장판사가 당시 면담을 녹음하고 이를 공개한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녹취록 공개와 관련해 임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입장문에서 “어제 대법원의 입장표명에 대해 저희 측의 해명이 있었음에도 언론에서는 ‘진실공방’ 차원에서 사실이 무엇인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며 당시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이유가 ‘사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는 이날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는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심판 심리를 하게 된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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