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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20조 수퍼추경 내놔라” 홍남기 몰아세우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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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재난지원금 洪의 반발에 격앙

이낙연 “재정의 주인은 국민” 공격

黨회의선 “즉각사퇴” 주장도 나와

조선일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연설을 듣다가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원에 반대하는 홍 부총리는 곳간지기로서 자격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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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여당과 정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작년 5월 1차 재난지원금처럼 전 국민에게 나눠주자는 주장을 하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홍 부총리가 체면치레용 저항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여러 차례 반복했듯이 여당 요구에 저항하는 모양새를 갖춘 뒤 결국은 수용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지 않으냐”는 말도 나오지만, 홍 부총리가 그동안 당정 갈등마다 굽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당 “홍남기 즉각 사퇴해야” 주장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3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재정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민생 고통 앞에 정부·여당이 더 겸허해지기 바란다”고 홍 부총리를 겨냥했다.

홍 부총리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전 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썼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보편·선별 지원 투트랙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4시간 만에 반대한 것이다. 전 국민 지원까지 하려면 20조원 이상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재정에 무리가 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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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2.3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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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3일에도 홍 부총리에 “당정 협의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일단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정 당국의 입장을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말하는 도중 목소리가 떨리기까지 했다.

여권은 홍 부총리를 몰아세웠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선 한 인사가 “여당 대표가 연설한 직후 공개적으로 반대 메시지를 내는 것은 크게 잘못됐다”며 홍 부총리 사퇴를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홍 부총리 거취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홍 부총리 사퇴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의원들은 “서민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 물러나는 것이 맞는다”(설훈 의원) “홍 부총리는 기재부 대표 선수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 사람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우원식 의원) 등 불만을 쏟아냈다.

◇'8전 8퇴' 홍남기 이번에는 버티나

4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의 갈등은 지난 1일 이미 벌어졌다. 그날 오후 5시쯤 예정에 없던 고위 당정청 협의가 소집됐으며, 홍 부총리는 참석하라는 통보를 협의 1~2시간 전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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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戰) 8퇴(退) 홍남기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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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안건 준비할 시간도 없어 몸만 갔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다음 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전 국민 지원까지 언급할 테니 당의 방침을 따르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두 사람이 거친 말도 서슴치 않았다. 살벌하게 붙었다”고 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입장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그는 여러 차례 정치권 등 요구에 맞서 자기 주장을 폈지만 대부분 자신의 뜻과 다르게 결론 났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그는 “증권거래세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는데 결국 0.05%포인트 인하된 것을 시작으로, 작년 10월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현행 유지 결론이 난 것까지 홍 부총리는 ‘8전(戰) 8퇴(退)’였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와 4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원까지 당의 입장대로 결론 나면 ’10전 10퇴'가 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월 재보선은 보통 선거가 아니라 대선으로 향하는 선거라서 여당과 청와대가 보편 지급 뜻을 꺾을 리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홍 부총리가 또 후퇴하게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했다. 당정의 마찰을 교통 정리해야 할 청와대는 아직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 부처와 여당의 이견은 늘 있었다.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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