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로 수요 변해… 정부, 소외계층 대출 확대 요구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0.34%포인트 올리는 반면, 중신용대출 금리는 최대 0.6%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윤 대표는 “중금리·중저신용자에 대한 구체적 대출 규모는 미정이지만 작년과 비교해 그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선발 주자들이 올해 중금리·중신용자 대출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칭)도 관련 상품 준비를 하고 있어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고객 입장에선 보다 좋은 조건에 돈을 빌리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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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신용자 대출 규모 확대하고 금리는 인하
윤 대표는 “올해를 중저신용자 대출 확장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 규모를 늘리고 금리도 낮추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중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5000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금리는 2일 기준 연 3.763~4.969%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지난 1월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줄인 바 있다.
‘인터넷은행 1호’ 케이뱅크 역시 중신용자를 위한 ‘신용대출플러스’를 금리 연 3.89%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대 한도는 5000만원이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중 중신용자 대상으로 한도 약 300만원인 소액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출시하고,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도 공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2023년까지 전체 신용대출 중 4등급 이하 비중을 잔액 기준으로 30% 이상 가져갈 계획이다.
올 하반기 영업을 목표로 오는 3월 본인가 통과를 추진 중인 토스뱅크도 중금리·중신용 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미 재작년 예비인가 때부터 토스뱅크 측은 “중신용자와 신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를 포용하는 챌린저뱅크를 표방한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시스템 활용해 중신용자 우량 차주 발굴
이처럼 인터넷뱅크들이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정부가 있다. 금융 당국이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중금리·중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당초 매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로 대출을 실시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대출 잔액(20조3133억원)에 비하면 중금리 대출은 6.9%에 그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어왔다.
최근 각종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고신용자 대상의 저금리 대출이 제한을 받으면서 중금리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뱅크들은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기존 대출 상품보다 낮은 금리와 간단한 조건으로 대출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와 금융 이력 부족자 가운데 숨은 우량 차주를 발굴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그룹이 갖고 있는 금융·비금융 데이터와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관련 데이터를 결합해 평가 모델을 정교화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금융정보에 통신정보를 접목해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스마트폰 이용 빈도 등을 기반으로 사회 활동이 늘었는지 등을 추정하는 식이다. 제휴를 통해 결제 데이터나 쇼핑 정보 같은 대안 정보군도 개발할 수 있다. 토스뱅크 역시 금융 이력 부족자에 대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 중이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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